시집 추천 169

이해인 시집 -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을 소개합니다. "봄 햇살 속으로,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앞치마를 입으세요"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저자 : 이해인 출판사 : 열림원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봄 햇살 속으로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 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 p19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렘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외국 사랑 시집/시 - 아름다운 내 사랑

윤혜춘 편저의 「사랑에 깊이 빠진 연인들을 위하여」 시집 속 "아름다운 내 사랑, 노래의 날개 위에, 소네트 18"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아름다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아름다운 내 사랑 - 제임스 A. 조이스 누가 초록빛 숲 사이로 지나가는가 그녀를 온통 봄 물결로 치장하며 누가 상쾌한 초록빛 숲 사이로 지나가는가 그를 한층 아름답게 하려고 누가 햇빛 속을 지나가는가 가벼운 발소리 알아채는 길을 지나 누가 상쾌한 햇빛 속을 지나가는가 그토록 순결한 용모를 하고 온갖 수풀의 길들이 포근한 금빛으로 불타오른다 누굴 위해 햇볕 아래 수풀이 온통 그토록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가 오, 그건 내 사랑을 위한 것 숲이 화려한 치장을 하고 있는 건 오, 그건 내 참사랑을 ..

도종환 시집/시 - 라일락꽃/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도종환 시인의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를 소개합니다.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라일락꽃, 풍경"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저자 : 도종환 출판사 : 창비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산벚나무 잎 한쪽이 고추잠자리보다 더 빨갛게 물들고 있다 지금 우주의 계절은 가을을 지나가고 있고, 내 인생의 시간은 오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와 있다 내 생의 열두시에서 한시 사이는 치열하였으나 그 뒤편은 벌레 먹은 자국이 많았다 이미 나는 중심의 시간에서 멀어져 있지만 어두워지기 전까지 아직 몇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고맙고, 해가 다 저물기 전 구름을 물들이는 찬란한 노을과 황홀을 한 번은 허락하시리라는 생각만으로도 기쁘다 머지않아 겨울이 올 것이다 그때는 ..

이병률 시인/좋은 시 - 삼월

이병률 시인의 시집 「찬란」 속 "삼월, 온다는 말 없이 간다는 말 없이"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삼월 따뜻하다고 해야 할 말을 따갑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한계령을 넘었지요 높다라고 하는 말을 넓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한계령에 있었지요 깊이 목을 찔린 사람처럼 언제 한번 허물없이 그의 말에 깊이 찔릴 수 있을까 생각했지요 첫눈이 나무의 아래를 덮고 그 눈 위로 나무의 잎들이 내려앉고 다시 그 위로 흰 눈이 덮여 그 위로 하얀 새의 발자국이 돋고 덮이면서도 지우지 않으려 애쓰는 말이며 손등이며 흉터 밖에는 또다시 눈이 오는데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었지요 밖에는 천국이 지나가며 말을 거는데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눈 속에 파묻히는 줄도..

인생 시집 -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소금

류시화 시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소개합니다. "소금,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전화를 걸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저자 : 류시화 출판사 : 열림원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소금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 p9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사랑 시 추천 - 조병화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한국 대표시인 101인 선집 조병화 님의 시집 속 "가을, 고요한 사랑,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어느 노인의 유언"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가을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가을이 의젓하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푸른 모자를 높게 쓰고 맑은 눈을 하고 청초한 얼굴로 인사를 하러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더웠었지요"하며 먼 곳을 돌아 돌아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가을이 의젓하게 높은 구름의 고개를 넘어오고 있습니다. - p137 고요한 사랑 나의 기도로는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신이 있습니다 나의 힘으로는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하늘이 있습니다 나의 사랑으로는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아, 나의 세월로는 다는 갈 ..

심순덕 시집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시인의 시집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를 소개합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 생각 1"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저자 : 심순덕 출판사 : 대원씨아이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나이아가라 폭포 2 - 용혜원 여행 시

용혜원 시인의 「내 사랑이 참 좋던 날」 시집 속 "나이아가라 폭포 2, 밴쿠버의 아침, 루이스 호수"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평화로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나이아가라 폭포 2 삶이 우울하다면 나이아가라 폭포로 여행을 떠나라 권태와 짜증과 원망과 지루함을 속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속에 아낌없이 던져버려라 거침없이 쏟아져 내리는 몸들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모습 속에서 가슴이 탁 트이는 기쁨을 맛보아라 쏟아져 내리는 폭포에 꿈과 비전을 마음껏 외치고 내일을 향해 달려 나가라. - p63 밴쿠버의 아침 새벽은 먼 곳에서부터 밝아온다 도시의 거대한 뼈대 같은 빌딩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밤새 어둠을 밝혀주던 가로등 불빛이 의미를 잃어갈 때 거리는 제 모..

이상국 시집 - 집은 아직 따뜻하다

이상국 시인의 시집 「집은 아직 따뜻하다」를 소개합니다. "산속에서의 하룻밤, 별, 집은 아직 따뜻하다"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집은 아직 따뜻하다」 저자 : 이상국 출판사 : 창작과비평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산속에서의 하룻밤 해지고 어두워지자 산도 그만 문을 닫는다 나무들은 이파리 속의 집으로 들어가고 큰 바위들도 팔베개를 하고 물소리 듣다 잠이 든다 어디선가 작은 버러지들 끝없이 바스락거리고 이파리에서 이파리로 굴러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 새들은 몇 번씩 꿈을 고쳐 꾼다 커다란 어둠의 이불로 봉우리들을 덮어주고 숲에 들어가 쉬는 산을 별이 내려다보고 있다 저 별들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기나 하는지 저항령 어둠 속에서 나는 가슴이 시리도록 별을 쳐다본다. - p12 별 큰 산이 작..

시 추천 - 유치환 행복

유치환 시인의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 시집 속 "행복, 너에게, 행복은 이렇게 오더니라"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평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숫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봇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