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7

좋은 시 추천 - 별에게 묻다/성탄제

신경림 시인의 「처음처럼」 시집 속 "별에게 묻다, 성탄제"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좋은 시 별에게 묻다 - 고두현 천왕성에선 평생 낮과 밤을 한 번밖에 못 본다 마흔 두 해 동안 빛이 계속되고 마흔 두 해 동안은 또 어둠이 계속된다 그곳에선 하루가 일생이다 남해 금산 보리암 절벽에 빗금 치며 꽂히는 별빛 좌선대 등뼈 끝으로 새까만 숯막 타고 또 타서 생애 단 한 번 피고 지는 대꽃 틔울 때까지 너를 기다리며 그립다 그립다 밤새 쓴 편지를 부치고 돌아오는 아침 우체국에서 여기까지 길은 얼마나 먼가. - p30~p31 성탄제 -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롭게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좋은 시 추천 - 정호승 슬픔을 위하여

김경민 님의 「시 읽기 좋은 날」 시집 속 "슬픔을 위하여, 병원, 서해"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따뜻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슬픔을 위하여 - 정호승 슬픔을 위하여 슬픔을 이야기하지 말라 오히려 슬픔의 새벽에 관하여 말하라 첫아이를 사산한 그 여인에 대하여 기도하고 불빛 없는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그 청년의 애인을 위하여 기도하라 슬픔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의 새벽은 언제나 별들로 가득하다 나는 오늘 새벽 슬픔으로 가는 길을 홀로 걸으며 평등과 화해에 대하여 기도하다가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 저 새벽별이 질 때까지 슬픔의 상처를 어루만지지 말라 우리가 슬픔을 사랑하기까지는 슬픔이 우리들을 완성하기까지는 슬픔으로 가는 새벽길을 걸으며 기도..

어머니 냄새/네 생각 - 이어령 좋은 시

이어령 시인의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시집 속 "어머니 냄새, 네 생각, 그 많은 사람들이 저기 있는데"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어머니 냄새 옛날 여인들은 향낭을 차고 다녔지요 어머니에게서는 어머니의 그윽한 향내가 풍겨 나왔습니다 그것이 메주 뜨는 냄새, 땀 냄새라 하더라도 어머니의 냄새는 언제나 벼 익는 고향 들판의 냄새처럼 그윽합니다 - 중략 - 옛날 어머니 등에 업혀 어머니의 머릿기름 냄새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던 그 시절 어머니의 얼굴은 변해도 그 냄새는 영원한 것으로 떠돌고 있습니다 분명 그랬지요 그것은 샤넬이나 이브생로랑 같은 향내가 아니었지요 그것이 메주 뜨는 냄새라 할지라도 어머니에게서만 맡을 수 있는 그윽한 냄새 비가..

좋은 시 추천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오늘은 마음 치유에 도움이 되는 외국시 한 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좋은 시는 가끔씩 우리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하죠. 시를 읽으며 힐링하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이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나게 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네게 미소 짓고 하루하루가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의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록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

위로 시 - 하지 않은 죄 / 마거릿 생스터

오늘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 않은 죄 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 두는 일이 문제다 해 질 무렵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그것이다 잊어버린 부드러운 말 쓰지 않은 편지 보내지 않은 꽃 밤에 당신을 따라다니는 환영들이 그것이다 당신이 치워 줄 수도 있었던 형제의 길에 놓인 돌 너무 바빠서 해 주지 못한 힘을 북돋아 주는 몇 마디 조언 당신 자신의 문제를 걱정하느라 시간이 없었거나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사랑이 담긴 손길 마음을 어루만지는 다정한 말투 인생은 너무 짧고 슬픔은 모두 너무 크다 너무 늦게까지 미루는 우리의 느린 연민을 눈감아 주기에는 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

위로 시 추천 - 어떤 결심 / 이해인

오늘은 잔잔하게 스며드는 이해인님의 시를 소개합니다. 마음이 아프고 몸이 아플 때, 그래서 사는 하루가 힘들게 느껴질 때 이 시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결심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 이해인 - 함께 보면 좋은 시 추천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위험들 / 자넷 랜드 [좋은 시 추천] 위험들 / 자넷 랜드 오늘은 「마음 챙김의 시」 중에서 "위험들"이란 시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힘들어하시는 분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

좋은 시 추천 - 말을 위한 기도 / 이해인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소개합니다. 말을 위한 기도 - 이 해 인 -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여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