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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추천 - 말을 위한 기도 / 이해인

코스모스피다 2021. 5. 4. 12:27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소개합니다.

 

 

말을 위한 기도

                          - 이 해 인 -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여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 있는 말을

갈고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주시어

좀 더 겸허하고

좀 더 인내롭고

좀 더 분별 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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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2008년 생존율 30%라는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과 30번의 항암치료, 그리고 28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는 이해인 수녀님. 치료를 시작할 무렵에는 간호사와 동료 환자들이 말해 주는 부작용을 들을 때 겁도 났다고 한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러 갈 때, 소풍 가는 기분으로 즐겁게 가자고 마음먹었다. 병원에 입원할 때면 병실에 장식도 하고 밝은 기분을 유지하며 최대한 병원생활을 즐기려고 애를 썼다. 그런 마음가짐 때문이었는지 무려 58번의 힘든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큰 부작용 한 번 없이 모두 잘 견뎌냈다고 한다.

치료 후 자신이 살던 부산의 수녀원으로 내려가 암에 걸린 수녀들을 모아 모임을 만들고 서로 기도해주고 서로의 고통도 나누며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시와 삶이 함께 연결되는 인생이었기에 수녀님이 쓴 수많은 시가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닿지 않았을까?

'말을 위한 기도'라는 시는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시다. 시를 읽고 있으면 내 삶 구석구석에서 내가 했던 말들이 돌아봐진다. 때로는 상대를 아프게 했던 말들, 급하고 신중하지 못했던 말들, 사랑이 없었던 말들...

말이라는 게 때로는 상처를 입히는 칼도 되고, 때로는 상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햇살도 되기에

오늘도 이 시를 읽으며 상대 마음에 따뜻한 미소가 되는 말을 건네보자 다짐해본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어설프고 미숙한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따뜻한 공감과 댓글을 써주는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미소가 가득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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