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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ㅣ한용운 - 님의 침묵 / 꽃이 먼저 알아 / 복종 / 나룻배와 행인

코스모스피다 2021. 9. 19. 10:00

 

 

한용운 시인의 시집 「님의 침묵」을 소개합니다. "님의 침묵, 꽃이 먼저 알아, 복종, 나룻배와 행인"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의 침묵

 

 

 

제목 : 「님의 침묵」

저자 : 한용운

출판사 : 책만드는집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꽃이 먼저 알아

 

옛집을 떠나서 다른 시골에

봄을 만났습니다

 

꿈은 이따금 봄바람을 따라서

아득한 옛터에 이릅니다

 

지팡이는 푸르고 푸른 풀빛에 묻혀서

그림자와 서로 따릅니다

 

길가에서 이름도 모르는 꽃을 보고서

행여 근심을 잊을까 하고 앉았습니다

 

꽃송이에는 아침 이슬이

아직 마르지 아니한가 하였더니

 

아아 나의 눈물이 떨어진 줄이야

꽃이 먼저 알았습니다.

 

 

 

복종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나룻배와 행인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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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한용운 님은 승려, 독립운동가, 시인으로 일제강점기 때 시집 「님의 침묵」을 출판하였다.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계의 대표로 3.1 독립선언을 이끌었고 광복을 불과 1년 남기고 향년 65세로 입적하였다.

 

님의 침묵이란 시는 워낙 유명하고 아름다워서 학창 시절에는 외우다시피 했었다. 시집을 통해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니 예전에는 그리 크게 느끼지 못했던 간절한 애국심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다. 시집에 있는 많은 시들에서 사랑과 애틋함 그리고 슬픔이 묻어난다.

 

가끔씩 독립운동가가 나오는 책이나 영화를 볼 때면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물음과, 나라를 위해 자신을 던지는 그분들의 용기가 오랜 시간 내 마음에 울림을 준다.

 

시를 읽으며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고 희생하며 지켜낸 우리나라를 나 또한 더 사랑하며 더 감사하며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집은 누구나 한 번씩 읽으며 그 사랑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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