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님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시집 중 "인디언 기도문, 그런 길은 없다, 젊은 수도자에게, 지식을 넘어서"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삶을 성찰하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인디언 기도문
- 노란 종달새(수우족)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만든 물건들을
내 손이 소중하게 하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 귀를 예민하게 하소서
당신이 내 부족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나 또한 알게 하시고
당신이 모든 나뭇잎,
모든 돌 틈에 감춰 둔 교훈들을
나 또한 배우게 하소서
내 형제들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내 자신과 싸울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소서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바른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혼이 부끄럼 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게 하소서.
그런 길은 없다
- 베드로시안 -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젊은 수도자에게
- 스와미 묵타난다(20세기 인도의 성자)
고뇌하는 너의 가슴속에만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모든 마당과
모든 숲
모든 집 속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에서
모든 여행길에서
모든 순례길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길에서
모든 철학에서
모든 단체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행동에서
모든 동기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에서
그리고 모든 말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마음속의 광명뿐 아니라
세상의 빛줄기 속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색깔과 어둠조차
궁극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진정으로 진리를 본다면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광활한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도
진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지식을 넘어서
- 패트 패트라이티스
우린 아주 열심히 공부한다
우리의 마음을
지식들로
믿음들로
자료들로
또 세상의 이야기들로 채우려고
그렇게 우린
인간의 생각들이 되어 버리고
그 대신 우리 자신을 잃어버린다
'어떻게'를
'왜'를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목적을
생각하는 분주함 속에서
우리는 우리 존재를
온갖 경험들로 위장한다
평화는
고요함 속에 머무는 것
그 평화의 자리에서
보다 깊이 아는 것이
무한한 조화와
열린 사랑으로 가는 길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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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인디언 기도문은 읽고 있는 내 마음까지 숭고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절대자에 대한 노래가 이렇게 아름답기도 쉽지 않은데 인디언들의 삶이 하늘과 가까웠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세상에는 많은 언어가 있지만 그 언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은 달라진다.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바른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혼이 부끄럼 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게 하소서."
아름다운 시와 함께 삶에 대해서 성찰해 본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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