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 169

좋은 시 추천 - 전부

이병률 시인의 시집 「눈사람 여관」속 "북강변, 전부"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북강변 나는 가을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길을 잃고 청춘으로 돌아가자고 하려다 그만두었습니다 한밤중의 이 나비 떼는 남쪽에서 온 무리겠지만 서둘러 수면으로 내려앉는 모습을 보면서 무조건 이해하자 하였습니다 당신 마당에서 자꾸 감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팔월의 비를 맞느라 할 말이 많은 감이었을 겁니다 할 수 있는 대로 감을 따서 한쪽에 쌓아두었더니 나무의 키가 훌쩍 높아졌다며 팽팽하게 당신이 웃었습니다 길은 막히고 당신을 사랑한 지 이틀째입니다. - p51 전부 이 기차는 어디로 향하는 기차입니까 라고 묻고 싶은데 이 나라 말을 알지를 못합니다 이 기차가 어질어질..

좋은 시 추천 - 별에게 묻다/성탄제

신경림 시인의 「처음처럼」 시집 속 "별에게 묻다, 성탄제"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좋은 시 별에게 묻다 - 고두현 천왕성에선 평생 낮과 밤을 한 번밖에 못 본다 마흔 두 해 동안 빛이 계속되고 마흔 두 해 동안은 또 어둠이 계속된다 그곳에선 하루가 일생이다 남해 금산 보리암 절벽에 빗금 치며 꽂히는 별빛 좌선대 등뼈 끝으로 새까만 숯막 타고 또 타서 생애 단 한 번 피고 지는 대꽃 틔울 때까지 너를 기다리며 그립다 그립다 밤새 쓴 편지를 부치고 돌아오는 아침 우체국에서 여기까지 길은 얼마나 먼가. - p30~p31 성탄제 -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롭게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좋은 시집 추천 - 눈사람 여관 이병률

이병률 시인의 시집 「눈사람 여관」을 소개합니다. "혼자, 새"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눈사람 여관」 저자 : 이병률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혼자 나는 여럿이 아니라 하나 나무 이파리처럼 한 몸에 돋은 수백수천이 아니라 하나 파도처럼 하루에도 몇백 년을 출렁이는 울컥임이 아니라 단 하나 하나여서 뭐가 많이 잡힐 것도 같은 한밤중에 그 많은 하나여서 여전히 한 몸 가누지 못하는 하나 한 그릇보다 많은 밥그릇을 비우고 싶어 하고 한 사람보다 많은 사람에 관련하고 싶은 하나가 하나를 짊어진 하나 얼얼하게 버려진, 깊은 밤엔 누구나 완전히 하나 가볍고 여리어 할 말로 몸을 이루는 하나 오래 혼자일 것이므로 비로소 영원히 스며드는 하나 스..

김용택 그대, 거침없는 사랑(3)

김용택 시인의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 속 "사랑의 편지, 그이가 당신이에요"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사랑 가득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사랑의 편지 당신의 아름다운 편지 잘 받았습니다 막 피어나는 꽃잎처럼 떨리는 당신의 속마음이 손끝에 파르르 묻어옵니다 눈 들어 봄이 오는 산천을 봅니다 이 봄 당신에게로 가는 길 하나 지금 열립니다 새 나라로 가는 길이지요. - p75 그이가 당신이에요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알고도 나의 사람으로 남아있는 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람이 당신입니다 나의 가장 부끄럽고도 죄스러운 모습을 통째로 알고 계시는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분일 터이지요 그분이 당신입니다 나의 아흔아홉 잘못을 전부 알고도..

나태주 시집 - 마음이 살짝 기운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 「마음이 살짝 기운다」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시, 뿌리의 힘"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마음이 살짝 기운다」 저자 : 나태주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새로운 시 어떻게 하면 시를 예쁘게 쓸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추하고 좋지 않은 속사람 씻어내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는 대답에 놀라는 얼굴로 바라보던 아낙 호동그란 그 눈빛이 내게는 더욱 새로운 시였습니다. - p36 뿌리의 힘 쓰러진 꽃도 함부로 밟거나 잘라서는 안 된다 꽃이 필 때까지 꽃이 질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 꽃 한 송이 피우기 위해 뿌리는 얼마나 애를 쓰고 줄기와 이파리는 또 얼마나 울고 불며 매달리고 달래며 그랬을 것이냐 우리는 비록 몰라도..

좋은 시집 추천 - 처음처럼

신경림 시인의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우리 시가 담겨 있는 시집 「처음처럼」을 소개합니다.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선운사에서"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처음처럼 저자 : 신경림 출판사 : 다산북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어느 날 당신가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 p14 선운사에..

시집 추천 - 이해인 엄마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엄마」를 소개합니다. 시를 읽으며 마음속에 남아 있는 엄마에 대한 사랑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제목 : 엄마 저자 : 이해인 출판사 : 샘터사 마음에 담고 싶은 좋은 시 봄 이야기 가을에 태어나 가을에 가신 엄마 꽃피는 봄과 여름 사이 엄마는 저를 낳으셨지요 저는 언제나 봄의 아이로 엄마께 봄을 드리고 싶어요 엄마가 좋아하시던 연둣빛 돌나물도 돋았어요 분홍빛 진달래도 피었어요 하늘나라에서 봄처럼 밝고 행복하셔요 봄산을 가득 덮은 분홍 진달래를 보며 엄마가 해주셨던 분홍 꽃치마를 생각했어요 엄마가 즐겨 부르시던 진달래 노래도 생각했어요 꽃물 든 그리움으로 꽃을 보러 가는 길의 끝에는 꽃을 드신 엄마가 서 계셨어요 산에 오니 꾀꼬리 종달새가 어여쁜 노래를 하고 있네요 그 고운 소리에 ..

김용택 시 추천 -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김용택 시인의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 속 "해 지는 들길에서,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해 지는 들길에서 사랑의 온기가 더욱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의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송이로 서고 싶어요. - p40~p41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작년..

좋은 시 추천 - 정호승 슬픔을 위하여

김경민 님의 「시 읽기 좋은 날」 시집 속 "슬픔을 위하여, 병원, 서해"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따뜻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슬픔을 위하여 - 정호승 슬픔을 위하여 슬픔을 이야기하지 말라 오히려 슬픔의 새벽에 관하여 말하라 첫아이를 사산한 그 여인에 대하여 기도하고 불빛 없는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그 청년의 애인을 위하여 기도하라 슬픔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의 새벽은 언제나 별들로 가득하다 나는 오늘 새벽 슬픔으로 가는 길을 홀로 걸으며 평등과 화해에 대하여 기도하다가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 저 새벽별이 질 때까지 슬픔의 상처를 어루만지지 말라 우리가 슬픔을 사랑하기까지는 슬픔이 우리들을 완성하기까지는 슬픔으로 가는 새벽길을 걸으며 기도..

사랑 시집 - 김용택 그대, 거침없는 사랑

김용택 시인의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을 소개합니다. 시와 함께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그대, 거침없는 사랑」 저자 : 김용택 출판사 : 푸른숲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너무 먼 당신 초승달이 저녁 하늘에 걸리고 풀벌레가 밤을 새워 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너무 멀고 저렇게 생각하면 당신은 내게 너무 무겁습니다 금세 질 달 보며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강에 쉼 없이 흐르는 물이고 싶습니다 당신의 산과 들에 내리는 비이고 싶습니다 당신의 바짓가랑이를 적시는 아침 이슬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마음 가장자리에 앉는 눈송이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가시는 길 앞에 달빛이고 싶고 잠든 당신의 곁에 머무는 바람결이고 싶고 물가에 앉아 물 보는 당신의 그 마음을 거드는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