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 169

좋은 시 - 꿈꾸는 섬

이금숙 시인의 「그리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 시집 속 "꿈꾸는 섬, 그날이 오면"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꿈꾸는 섬 바람이 부는 날은 꿈을 꾼다 떠나고 싶은 섬이어서 대문 밖 모퉁이 그림자로 서 있으면 황톳길 먼지 너머 신작로 따라 어머님 얼굴 별빛으로 흐르고 저녁 밥상을 차려 놓은 소녀는 오지 않는 식구들을 한없이 기다렸다 도란거리던 밥상머리 혼자라는 사실이 두려워 겨우 한 끼 밥 차려놓고 기도를 한다 추억 속에 어머니는 언제나 숟가락의 도를 일러주시고 사랑이 밥을 먹는다고 확인해 주셨다 우리가 사는 것은 불꽃 살아온 날들은 그저 무겁고 아픈 존재들 해질 녘 선창가엔 주인 없는 빈 배만 지난날 퍼 올렸던 만선을 꿈을 꾸는지 바람이 부는..

좋은 시 추천 - 어머님 곁에서

이종민 엮음 시집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시집 속 "어머님 곁에서, 소네트 29번" 까비르의 시 세 편을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어머님 곁에서 - 조태일 온갖 것이 남편을 닮은 둘쨋놈이 보고파서 호남선 삼등 야간열차로 육십 고개 오르듯 숨 가쁘게 오셨다 아들놈의 출판기념회 때는 푸짐한 며느리와 나란히 앉아 아직 안 가라앉은 숨소리 끝에다가 방울방울 맺히는 눈물을 내게만 사알짝 사알짝 보이시더니 타고난 시골솜씨 한 철 만나셨나 산일번지 오셔서 이불 빨고 양말 빨고 콧수건 빨고 김치, 동치미, 고추장, 청국장 담그신다 양념보다 맛있는 사투리로 담그신다 - 엄니, 엄니, 내려가실 때는요 비행기 태워드릴께 - 안 탈란다 안탈란다 값도 비싸고 이북으..

시집 추천 -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시인의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를 소개합니다. "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 꽃씨를 심어요"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너의 하늘을 보아」 저자 : 박노해 출판사 : 느린걸음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 널 지켜줄게 그 말 한마디 지키느라 크게 다치고 말았다 비틀거리며 걸어온 내 인생 세월이 흐르고서 나는 안다 젊은 날의 무모한 약속, 그 순정한 사랑의 언약이 날 지켜주었음을 나는 끝내 너를 지켜주지도 못하고 깨어지고 쓰러지고 패배한 이 치명상의 사랑밖에 없는데 어둠 속을 홀로 걸을 때나 시련의 계절을 지날 때도 널 지켜줄게 붉은 목숨 바친 그 푸른 약속이 날 지켜주었음을. - p11 꽃씨를 심어요 지난 가을 그대가 보내준 편지봉투에..

시집 - 시 읽기 좋은 날

김경민 님의 「시 읽기 좋은 날」을 소개합니다. "서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 원시"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시 읽기 좋은 날」 저자 : 김경민 출판사 : 썸앤파커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서시 -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 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소리 반짝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p21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

이해인 시집/시 - 작은 소망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작은 기쁨」 중에서 "작은 소망, 사랑의 사계절, 꽃밭에서, 사랑의 의무"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사랑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작은 소망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 p17 사랑의 사계절 봄에는 연둣빛 새싹을 닮은 쉼표의 설렘으로 여름에는 소나기를 닮은 감탄사의 열정으로 가을에는 산바람을 닮은 말없음표의 감동으로 겨울에는 하얀 눈을 닮은 물음표의 기도로······ 사..

류시화 시집 - 시로 납치하다

류시화 시인의 「시로 납치하다」를 소개합니다. "두 사람, 더 푸른 풀, 그 겨울의 일요일들"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제목 : 「시로 납치하다」 저자 : 류시화 출판사 : 더숲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두 사람 - 라이너 쿤체 두 사람이 노를 젓는다 한 척의 배를 한 사람은 별을 알고 한 사람은 폭풍을 안다 한 사람은 별을 통과해 배를 안내하고 한 사람은 폭풍을 통과해 배를 안내한다 마침내 끝에 이르렀을 때 기억 속 바다는 언제나 파란색이리라. - p10~p11 더 푸른 풀 - 에린 핸슨 건너편 풀이 더 푸른 이유가 그곳에 늘 비가 오기 때문이라면 언제나 나눠 주는 사람이 사실은 가진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면 가장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 눈물..

심리 치유 에세이 - 시가 마음을 만지다

최영아 님의 시가 있는 심리 치유 에세이 「시가 마음을 만지다」를 소개합니다. "경청, 옆을 보라" 두 편의 시를 전해 드리니 시를 읽으며 마음의 평온을 얻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시가 마음을 만지다」 저자 : 최영아 출판사 : 에스에이엠티유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경청 - 정현종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날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은 조금은 좋아질 듯 모든 귀가 막혀 있어 우리의 행성은 캄캄하고 기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 듯 그게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제 이를 닦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그걸 경청할..

사랑 시집 추천 - 그리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금숙 시인의 시집 「그리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를 소개합니다. "녹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아침이 아름다워요"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아침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그리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 저자 : 이금숙 출판사 : 작가마을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녹차 한 잔을 앞에 놓고 그대 혹여 내게 오시려거든 맑은 날 고요한 숲의 향기로 오시면 좋겠습니다 흔들림 없는 단아한 눈빛으로 댓잎의 차가움과 화롯불에도 견디어 내는 뜨거운 마음을 오롯이 보듬어 주시는 당신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어떤 날은 하얀 목련으로 오시고 어떤 날은 소담한 그리움으로 다가와 호젓이 창가에 내려앉은 빨간 꽃잎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러는 세월이 가도 변치 않는 친구가 되고 사랑으로 엮어진 인연이 되어 은은하게 피어나는 ..

좋은 시집 추천 -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이종민 엮음 시집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를 소개합니다. 이 시집은 영혼을 뒤흔드는 41편의 아름다운 시가 담겨 있습니다. 제목 :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엮은이 : 이종민 출판사 : 모악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안녕, 피츠버그 그리고 책 - 김용택 안녕, 아빠 지금 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 마치 시 같다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는 모습이 한 그루의 나무 같다 잔디와 나무가 있는 집들은 멀리 있고 햇살과 바람과 하얀 낮달이 네 마음속을 지나는 소리가 들린다 한 그루의 나무가 세상에 서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고 또 잊어야 하는지 비명의 출구를 알고 있는 나뭇가지들은 안심 속에 갇힌 지루한 서정 같지만 몸부림의 속도는 바람이 가져다준 것이 아니라 내부의 소리다 사람들의 내일..

사랑 시집/좋은 시 - 안도현 가을 엽서

안도현 시인의 「그대에게 가고 싶다」 시집 속 "가을 엽서, 오늘 밤 저렇게 별이 빛나는 이유, 봄날 사랑의 기도"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사랑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가을 엽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p40 오늘 밤 저렇게 별이 빛나는 이유 - '별이 빛나는 밤에' 1만 회 기념 축시 우리가 바라보지 않으면 별은 빛나지 않는다네 오늘 밤 저렇게 별이 빛나는 이유는 사랑이여, 내가 오래오래 그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라네 그대와 나 사이에 가로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