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인생 시

좋은 시 - 꿈꾸는 섬

코스모스피다 2023. 1. 2. 10:00

 

 

 

이금숙 시인의 「그리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 시집 속 "꿈꾸는 섬, 그날이 오면"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꿈꾸는 섬
좋은 시 - 꿈꾸는 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꾸는 섬

 

바람이 부는 날은 꿈을 꾼다

떠나고 싶은 섬이어서

대문 밖 모퉁이 그림자로 서 있으면

황톳길 먼지 너머 신작로 따라

어머님 얼굴 별빛으로 흐르고

저녁 밥상을 차려 놓은 소녀는

오지 않는 식구들을 한없이 기다렸다

 

도란거리던 밥상머리

혼자라는 사실이 두려워

겨우 한 끼 밥 차려놓고 기도를 한다

추억 속에 어머니는

언제나 숟가락의 도를 일러주시고

사랑이 밥을 먹는다고 확인해 주셨다

 

우리가 사는 것은 불꽃

살아온 날들은 그저 무겁고 아픈 존재들

해질 녘 선창가엔 주인 없는 빈 배만

지난날 퍼 올렸던 만선을 꿈을 꾸는지

 

바람이 부는 날은 바다로 간다

그대가 떠난 섬 밖으로

바람이고 싶어 다가가 보다가

바람이 들려주는 바람의 노래를 들으며

바람 속으로 떠난다.

- p54~p55

 

 

 

그날이 오면

 

봄비 내리는 날 벚꽃나무 아래 서면

아득히 먼 우주에서 낮은 소리가 들려요

꽃은 아무도 모르게 꽃눈을 열고 미소를 보내요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그대들이 살고 있는 팽목항에도 꽃은 피나요

비가 내리면 무너지는 슬픔에 가슴이 아파

저 하늘 헤매고 있을 별들을 불러

 

도란도란 사는 얘기 들어나 봤으면

별은 닮은 꽃들은 이렇게 예쁜데

팽목항 그 여린 나무에도 봄이 올까요

 

봄비 내리는 날 벚꽃나무 아래 서면

아득히 먼 우주에서 낮은 소리가 들려요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얘들아.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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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봄비 내리는 날 벚꽃나무 아래 서면 아득히 먼 우주에서 낮은 소리가 들려요.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얘들아."

 

가끔은 마음을 열고 귀 기울여 보면 저 먼 우주에서 마음속 깊숙이 보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바쁜 일상에 가려서 잃어가고 있는 소중한 것들. 가끔씩은 우주가 들려주는 소리를 내면 깊숙이 들을 수 있게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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