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위로 시 18

눈물의 중력 / 사랑은 - 좋은 시 추천

신현림 시인의 엮음 시집 「시가 나를 안아준다」 중에서 "눈물의 중력, 고독, 사랑은"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눈물의 중력 - 신철규 한 사람이 엎드려 울고 있다 울음을 멈추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바닥 모를 슬픔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그는 돌처럼 단단한 눈물방울이 되어간다. - p100 고독 - 베네딕토 교황 자기 자신과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과 잘 지내겠는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이 어떻게 온전한 사람일 수 있는가 자기 자신과 함께 있다는 것은 움켜쥐고 있던 것을 내려놓는 것, 침묵하는 것, 귀를..

이병률 시인/좋은 시 - 삼월

이병률 시인의 시집 「찬란」 속 "삼월, 온다는 말 없이 간다는 말 없이"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삼월 따뜻하다고 해야 할 말을 따갑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한계령을 넘었지요 높다라고 하는 말을 넓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한계령에 있었지요 깊이 목을 찔린 사람처럼 언제 한번 허물없이 그의 말에 깊이 찔릴 수 있을까 생각했지요 첫눈이 나무의 아래를 덮고 그 눈 위로 나무의 잎들이 내려앉고 다시 그 위로 흰 눈이 덮여 그 위로 하얀 새의 발자국이 돋고 덮이면서도 지우지 않으려 애쓰는 말이며 손등이며 흉터 밖에는 또다시 눈이 오는데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었지요 밖에는 천국이 지나가며 말을 거는데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눈 속에 파묻히는 줄도..

시 추천 - 유치환 행복

유치환 시인의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 시집 속 "행복, 너에게, 행복은 이렇게 오더니라"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평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숫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봇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시집/위로 시 - 이병률 새날/찬란

이병률 시인의 시집 「찬란」을 소개합니다. "새날, 찬란"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찬란 저자 : 이병률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새날 가끔은 생각이 나서 가끔 그 말이 듣고도 싶다 어려서 아프거나 어려서 담장 바깥의 일들로 데이기라도 한 날이면 들었던 말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어머니이거나 아버지이거나 누이들이기도 했다 누운 채로 생각이 스며 자꾸 허리가 휜다는 사실을 들킨 밤에도 얼른 자, 얼른 자 그 바람에 더 잠 못 이루는 밤에도 좁은 별들이 내 눈을 덮으며 중얼거렸다 얼른 자, 얼른 자 그 밤, 가끔은 호수가 사라지기도 하였다 터져 펄럭이던 살들을 꿰맨 것인지 금이 갈 것처럼 팽팽한 하늘이기도 하였다 섬광이거나 무릇 근..

도종환 시 추천 - 별을 향한 변명/해장국/화

도종환 시인의 시집 「사월 바다」 중에서 "별을 향한 변명, 해장국, 화"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별을 향한 변명 별들이 우리를 보며 눈빛을 반짝이는 거라고 믿었다 밤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꿈꾸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은 모두 선한 씨앗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사랑이 손짓해 부르면 그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고 물불 안 가리고 사랑의 강물에 뛰어들었다 이길 수 없는 것들에게 싸움을 걸었다 판판이 깨지고 나서도 지지 않았다고 우겼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시인이 아름다운 꿈을 꾸지 않으면 누가 꿈을 꾸겠느냐고 시를 썼고 견딜 수 없는 걸 견디면서도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자고 편지를 썼다..

위로 시집 추천 - 유치환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

유치환 시인의 시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을 소개합니다. "그리움, 깃발, 바람에게, 밤바람" 네 편의 시를 전해 드리니 시를 읽으며 위로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 저자 : 유치환 출판사 : 교보문고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그리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 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p22 깃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아는 그는. - p112 바람에게 바람아 나는 알겠다 네 말을 나는 ..

시집/위로 시ㅣ박노해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길이 끝나면

박노해 시인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소개합니다. "길이 끝나면, 꽃씨가 난다, 평온한 마음, 누가 조용히 생각하는 이를 가졌는가"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제목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저자 : 박노해 출판사 : 느린걸음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길이 끝나면 길이 끝나면 거기 새로운 길이 열린다 한쪽 문이 닫히면 거기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겨울이 깊으면 거기 새 봄이 걸어 나온다 내가 무너지면 거기 더 큰 내가 일어선다 최선의 끝이 참된 시작이다 정직한 절망이 희망의 시작이다. - p13 꽃씨가 난다 가을바람이 부는 날은 고요히, 고요히, 그가 세상을 떠난다 지금 마악 꽃씨가 난다 한 줌의 영토에 뿌리를 두고 거대한 폭풍우에 흔들리면서 최선을 다해 피어난 작은 꽃 흐린 세..

시집 추천/위로 시 - 이해인 민들레의 영토/벗에게

이해인 수녀님의 「민들레의 영토」를 소개합니다. 1976년에 출판된 이 시집은 이해인 수녀님의 첫 시집으로 그 후 40년 넘게 아름다운 시가 이어오고 있습니다. 제목 : 「민들레의 영토」 저자 : 이해인 출판사 : 가톨릭출판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민들레의 영토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

짧은 시/좋은 시ㅣ어머니의 장롱 - 신달자 시집

신달자 시인의 시집 「어머니, 그 비뚤비뚤한 글씨」를 소개합니다. "어머니의 장롱, 이것은 옷이 아니다, 솟대"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어머니, 그 비뚤비뚤한 글씨」 저자 : 신달자 출판사 : 문학수첩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어머니의 장롱 꽃밭이다 노랑 파랑 빨강 어머니의 희망이 방글방글 웃고 있다 찬란한 이부자리 향기 자욱한 꽃베개 멋스런 호랑나비 한 마리 우람하게 날고 있다 그 꿈을 지키시려고 누더기만 덮고 꽃밭 잠 속을 드나들었나 - p28 이것은 옷이 아니다 - 아, 어머니 15 분홍 물들인 명주 치마 저고리 설날 설빔으로 입혀주시며 얘야 이것은 옷이 아니다 그럼 머꼬? 날개다 어린 딸은 그 자리에서 높이높이 날아올랐습니다. - p57 솟대 긴 장대 위에 새 한 마리 너무 오래 한 ..

나뭇잎 / 꽃의 소리 - 류해욱 신부님 시

류해욱 신부님의 「그대 안에 사랑이 머물고」 시집 속 "나뭇잎, 꽃의 소리, 마리아의 노래"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시며 평화로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나뭇잎 그대 고개를 들어 아래에서 위로 나뭇잎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햇살을 머금어 힘줄 드러낸 나뭇잎 투명한 연둣빛으로 비치네 삶을 바라보는 각도를 조금 달리하면 인생이라는 나뭇잎 결도 은빛으로 빛나는 투명한 광휘. - p92 꽃의 소리 한 송이 피어나는 꽃이 들려주는 소리 귀를 기울여 듣지 않으련 열릴 듯 머금은 꽃봉오리 살포시 가슴에 접어두는 침묵의 소리 듣지 않으련 꽃잎 하나 피어날 때도 하느님 손가락 움직이신다네 생명의 어느 순간인들 하느님 어루만지시는 손길 밖에 머물 수 있으랴 꽃이 피어나는 소리 들어보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