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인생 시

좋은 시집 추천 -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코스모스피다 2022. 9. 29. 10:00

 

 

 

이종민 엮음 시집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를 소개합니다. 이 시집은 영혼을 뒤흔드는 41편의 아름다운 시가 담겨 있습니다.

 

 

좋은 시
좋은 시 추천

 

 

 

제목 :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엮은이 : 이종민

출판사 : 모악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안녕, 피츠버그 그리고 책

    - 김용택

 

안녕, 아빠

지금 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

마치 시 같다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는 모습이

한 그루의 나무 같다

 

잔디와 나무가 있는 집들은 멀리 있고

햇살과 바람과 하얀 낮달이

네 마음속을 지나는 소리가 들린다

 

한 그루의 나무가 세상에 서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고 또 잊어야 하는지

비명의 출구를 알고 있는

나뭇가지들은 안심 속에 갇힌

지루한 서정 같지만

몸부림의 속도는 바람이 가져다준 것이 아니라

내부의 소리다

 

사람들의 내일은 불투명하고

나무들은 계획적이다

정면으로 꽃을 피우지

나무들은 사방이 정면이야, 아빠

 

아빠, 세상의 모든 말들이

실은 하나로 집결되는 눈부신

행진에 참가할 날이 내게도 올까

- p13~p14

 

 

 

 백록담

     - 정지용

 

절정에 가까울수록 뻐꾹채 꽃키가 점점 소모된다

한 마루 오르면 허리가 스러지고

다시 한 마루 위에서 모가지가 없고

나중에는 얼굴만 갸웃 내다본다

 

화문처럼 판 박힌다

바람이 차기가 함경도 끝과 맞서는 데서

뻐꾹채 키는 아주 없어지고도

팔월 한철엔 흩어진 성신처럼 산만하다

 

산 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러지 않아도 뻐꾹채 꽃밭에서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기서 기진했다

- p73

 

 

 

 

 

 

빗소리

     - 주요한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우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 같이

 

이지러진 달이 실낱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보이지 않고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뜰 우에 창 밖에 지붕에

남 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옵니다.

- p110~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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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한 그루의 나무가 세상에 서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고 또 잊어야 하는지 비명의 출구를 알고 있는

나뭇가지들은 안심 속에 갇힌 지루한 서정 같지만 몸부림의 속도는 바람이 가져다준 것이 아니라 내부의 소리다"

 

나무 한 그루가 세상에 서 있기까지 수많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겪어왔을 것이다. 새싹이 나고 무성했다가 열매를 맺고 또 가진 걸 모두 나눠주거나 잃어버리는... 때로는 거센 바람에 가지가 꺾이기도 하고 추운 겨울을 빈 몸으로 견뎌야 하는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무는 더 단단하게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세상에 서 있게 된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보이지 않고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보슬보슬 내리는 비는 메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다정한 손님. 듣고 있으면 포근한 세상 속에 내가 있는 것 같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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