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시인의 시집 「흔들리며 피는 꽃」을 소개합니다. "꽃잎, 사연, 사랑업"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흔들리며 피는 꽃」
저자 : 도종환
출판사 : 문학동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꽃잎
처음부터 끝까지 외로운 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지금 내가
외로워서가 아니다
피었다 저 혼자 지는
오늘 흙에 누운
저 꽃잎 때문도 아니다
형언할 수 없는
형언할 수 없는
시작도 알지 못할 곳에서 와서
끝 모르게 흘러가는
존재의 저 외로운 나부낌
아득하고
아득하여.
- p16~p17
사연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은 하나도 쏟아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 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
- p27
사랑업
이 세상에는 저만 모르는 채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저만 모르는 채
저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는 동안
제가 불을 붙이고
창을 열어 꺼뜨린 촛불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쌓은 선업과 악업이
사랑과 미움으로 자라는 동안
저만 모르는 채 떴다 지는
별 몇 개 있습니다.
- p30
함께 보면 좋은 글
시를 읽고 나서
"이 세상에서 쌓은 선업과 악업이 사랑과 미움으로 자라는 동안 저만 모르는 채 떴다 지는 별 몇 개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한 행동이 때로는 어떤 이에게 따뜻함으로 남아 두고두고 고마움으로 기억되기도 하고, 어떤 행동은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줘서 힘들 때마다 미움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나의 행동 하나가 누군가의 삶에 한 점이라도 따스하게 남아서 어두운 길을 가는 데 환한 불빛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 살아가는데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든 자주 얼굴 보는 인연이든 그 사람들 마음속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을지 되돌아보게 된다. 말과 행동의 무게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도종환 시인의 시집 「흔들리며 피는 꽃」은 살아온 삶을 잠시 돌아보며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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