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사랑 시

김용택 시 추천 -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코스모스피다 2023. 2. 21. 10:00

 

 

 

김용택 시인의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 속 "해 지는 들길에서,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김용택 시
김용택 시 -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해 지는 들길에서

 

사랑의 온기가 더욱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의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송이로 서고 싶어요.

- p40~p41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작년에 피었던 꽃

올해도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 피어 새롭습니다

작년에 꽃 피었을 때 서럽더니

올해 그 자리 저기 저렇게

꽃이 피어나니

다시 또 서럽고 눈물 납니다

 

이렇게 거기 그 자리 피어나는 꽃

눈물로 서서

바라보는 것은

꽃 피는 그 자리 거기

당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 없이 꽃 핀들

지금 이 꽃은 꽃이 아니라

서러움과 눈물입니다

작년에 피던 꽃

올해도 거기 그 자리 그렇게

꽃 피었으니

내년에도 꽃이 피어나겠지요

 

내년에도 꽃 피면

내후년, 내내후년에도

꽃 피어 만발할 테니

 

거기 그 자리 꽃 피면

언젠가 당신 거기 서서

꽃처럼 웃을 날 보겠지요

꽃같이 웃을 날 있겠지요.

- p52~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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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수 많은 사람 중에서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사랑이 있어 추운 계절도 마음을 녹여갈 수 있지 않을까. 김용택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면 세상의 아름다운 언어들이 마음속에 포근하게 들어오는 것 같다. 아름다운 시 한 편은 마음을 가득 채우고도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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