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 님의 번역시집 「내가 사랑하는 시」를 소개합니다. 시집 속 "가지 않은 길, 잊으시구려, 그녀가 걷는 아름다움은, 별"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내가 사랑하는 시」
저자 : 피천득 번역
출판사 : 샘터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꺾이어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두었습니다
길은 길과 맞닿아 끝이 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잊으시구려
- 사라 티즈데일 -
잊으시구려
꽃이 잊혀지는 것같이
한때 금빛으로 노래하던
불길이 잊혀지듯이
영원히 영원히 잊으시구려
시간은 친절한 친구
그는 우리를 늙게 합니다
누가 묻거든 잊었다고
예전에 예전에 잊었다고
꽃과 같이 불과 같이
오래전에 잊혀진
눈 위의 고요한 발자국같이
그녀가 걷는 아름다움은
- 로드 바이런 -
그녀가 걷는 아름다움은
구름 없는 나라,
별 많은 밤과도 같아라
어둠과 밝음의 가장 좋은 것들이
그녀의 모습과 그녀의 눈매에 깃들어 있도다
번쩍이는 대낮에는 볼 수 없는
연하고 고운 빛으로
한 점의 그늘이 더해도
한 점의 빛이 덜해도
형용할 수 없는 우아함을
반쯤이나 상하게 하리
물결치는 까만 머릿단
고운 생각에 밝아지는 그 얼굴
고운 생각은 그들이 깃든 집이
얼마나 순수하고 얼마나 귀한가를 말하여준다
뺨, 이마, 그리도 보드랍고
그리도 온화하면서도
많은 것을 알려주느니
사람의 마음을 끄는 미소,
연한 얼굴빛은
착하게 살아온 나날을 말하여 주느니
모든 것과 화목하는 마음씨
순수한 사랑을 가진 심장
별
- 사라 티즈데일 -
나 혼자 이 밤
어두운 산 언덕에 서다
향기롭고 고요한 소나무들이
나를 에워싸고
머리 위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하다
흰색, 황옥색 그리고 물기 어린 붉은색
맥박이 뛰는
수억의 타는 심장
수겁의 세월도
괴롭히거나 지치게 하지 못하는
산과 같이
웅장한 둥근 하늘에서
행진하는 별들을 나는 본다
장엄하고 고요한,
그리고 나는 아느니
저리도 장엄한 광경을
목격하는 이 영광을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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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훗날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살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인생의 두 갈래 길.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가끔씩 돌아보면 후회되는 선택도 있다. 내가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내 인생은 어땠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그때 한 선택 때문에 지금 내 곁에 소중함으로 머무는 것들도 있다. 어쩌면 가 보지 않은 길은 가 보지 않았기에 더 아름다운 환상으로 남는 건 아닐까? 인생의 어떤 길이든 완벽한 길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길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일단 선택했다면 그 길에서 주는 가르침을 따라 즐겁게 살아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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