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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ㅣ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 인디언 기도문

코스모스피다 2021. 9. 18. 10:00

 

 

류시화 님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시집 중 "인디언 기도문, 그런 길은 없다, 젊은 수도자에게, 지식을 넘어서"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삶을 성찰하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인디언 기도문

 

- 노란 종달새(수우족)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만든 물건들을

내 손이 소중하게 하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 귀를 예민하게 하소서

 

당신이 내 부족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나 또한 알게 하시고

당신이 모든 나뭇잎,

모든 돌 틈에 감춰 둔 교훈들을

나 또한 배우게 하소서

 

내 형제들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내 자신과 싸울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소서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바른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혼이 부끄럼 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게 하소서.

 

 

 

그런 길은 없다

 

       - 베드로시안 -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젊은 수도자에게

 

- 스와미 묵타난다(20세기 인도의 성자)

 

고뇌하는 너의 가슴속에만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모든 마당과

모든 숲

모든 집 속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에서

모든 여행길에서

모든 순례길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길에서

모든 철학에서

모든 단체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행동에서

모든 동기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에서

그리고 모든 말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마음속의 광명뿐 아니라

세상의 빛줄기 속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색깔과 어둠조차

궁극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진정으로 진리를 본다면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광활한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도

진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지식을 넘어서

 

- 패트 패트라이티스

 

우린 아주 열심히 공부한다

우리의 마음을

지식들로

믿음들로

자료들로

또 세상의 이야기들로 채우려고

 

그렇게 우린

인간의 생각들이 되어 버리고

그 대신 우리 자신을 잃어버린다

'어떻게'를

'왜'를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목적을

생각하는 분주함 속에서

 

우리는 우리 존재를

온갖 경험들로 위장한다

 

평화는

고요함 속에 머무는 것

그 평화의 자리에서

보다 깊이 아는 것이

무한한 조화와

열린 사랑으로 가는 길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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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인디언 기도문은 읽고 있는 내 마음까지 숭고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절대자에 대한 노래가 이렇게 아름답기도 쉽지 않은데 인디언들의 삶이 하늘과 가까웠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세상에는 많은 언어가 있지만 그 언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은 달라진다.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바른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혼이 부끄럼 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게 하소서."

 

아름다운 시와 함께 삶에 대해서 성찰해 본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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