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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순덕 시집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코스모스피다 2022. 3. 16. 10:00

 

 

 

심순덕 시인의 시집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를 소개합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 생각 1"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심순덕 시집
심순덕 시집

 

 

 

제목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저자 : 심순덕

출판사 : 대원씨아이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p16~p18

 

 

 

 

 

엄마 생각 1

- 서거리 깍두기

 

 

엄마  생신 때나 제사 때면

꽃을 좋아하시던 엄마를 생각하며

꼭 꽃바구니를 준비합니다

 

편지처럼 꼬리표에 몇 글자 제 마음을 적어봅니다

지난번 제사 때는

<서거리 깍두기가 그립습니다 - 막내딸 올림>

엄마가 해주신 서거리 깍두기가

하- 먹고 싶어 썼던 겁니다

 

큰언니가 엄마 대신 해보냈지만

그 맛이 안 났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담가 보았습니다

엄마 맛 하고는 거리가 멀었지만

대리 만족을 하고서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늙어 간다는 것

아마도 이런 건가 봅니다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나면서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이 무지 먹고 싶다는 겁니다

그런 겁니다.

- p24~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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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린 시절 맛난 거 있으면 남편에게 자식에게 먼저 양보하며 자신은 뒤에 남은 것 드시는 엄마를 보며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힘든 일 있을 때면 엄마에게 짜증내고 화풀이해도 늘 웃으며 받아주기에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엄마도 사소한 말에 상처받을 수 있는 한 사람이라는 걸 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인데 엄마는 무엇이든 다 받아줘야 하고 다 참아줘야 하는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아마도 그래서 엄마는 속으로 슬픔을 삭이며 병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엄마에게 더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한 후회가 밀려온다.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는 읽고 있으면 저절로 엄마 생각이 나서 가슴을 적시게 된다. 마음속에 있는 엄마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담담하고도 깊은 시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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