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인생 시

이문재 시집 - 지금 여기가 맨 앞

코스모스피다 2022. 3. 5. 10:00

 

 

 

이문재 시인의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을 소개합니다. "삼월에 내리는 눈, 지금 여기가 맨 앞"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이문재 시집
이문재 시집

 

 

 

제목 : 「지금 여기가 맨 앞」

저자 : 이문재

출판사 : 문학동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삼월에 내리는 눈

 

봄눈은 할 말이 많은 것이다

지금 봄의 문전에 흩날리는 눈발은

빗방울이 되어 떨어질 줄 알았던 것이다

전속력으로 내리 꽂히고 싶었던 것이다

 

봄눈은 이런 식으로

꽃눈을 만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땅의 지붕이란 지붕을 모두 난타하며

오래된 숲의 정수리들을 힘껏 두드리며

봄을 기다려온 모든 추위와 허기와

기다림과 두려움과 설렘 속으로

흔쾌하게 진입하고 싶었던 것이다

모든 꽃눈을 흥건히 적시고 싶었던 것이다

 

지상에서 지상으로 난분분

난분분하는 봄눈은

난데없이 피어난 눈꽃이다

영문도 모른 채 빗방울의 꽃이 된 것이다

 

꽃잎처럼 팔랑거리며

선뜻 착지하지 못하는 봄눈은

아니 비의 꽃은 억울해 너무 억울해서

쌩한 꽃샘바람에 편승하는 것이다

 

비의 꽃은 지금 꽃을 제 안으로 삼키고

우박처럼 단단해지려는 것이다.

- p21~p21

 

 

 

 

 

 

지금 여기가 맨 앞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

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

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

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전부 끝이 시작이다

 

지금 여기가 맨 끝이다

나무 땅 물 바람 햇빛도

저마다 모두 맨 끝이어서 맨 앞이다

기억 그리움 고독 절망 눈물 분노도

꿈 희망 공감 연민 연대도 사랑도

역사 시대 문명 진화 지구 우주도

지금 여기가 맨 앞이다

 

지금 여기 내가 정면이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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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 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 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 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전부 끝이 시작이다."

 

모든 끝이 또 시작이다.

우리 삶에도 끝이 있기에 새로운 시작이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끝냈을 때 과감하게 새로운 시작을 할 수가 있다.

 

끝은 또 다른 시작.

끝이 두려워 매듭짓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새로운 시작을 만날 수 없다. 끝맺어야 할 일이 있다면 두려워도 용기를 내서 그 끝자락에서 새로운 시작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이문재 시인의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은 자연과 철학이 담겨 있어 자연스럽게 삶을 돌아보게 된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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