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 169

흑백 사진/엄마 생각 - 심순덕 시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집 속 "엄마 생각 13, 흑백사진, 내 시 한 줄이"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엄마 생각 13 - 편지 내가 여행을 떠날 때나 내 생일 때면 학교 문턱도 못 가보신 엄마가 선물과 함께 편지를 주신다 받침도 틀리고 삐뚤삐뚤해서 통 알아볼 수가 없다 몇 번씩 읽다 보면 그 뜻을 알게 되는데 나만 읽을 수 있는 엄마의 편지에 - 여자는 언제나 외롭단다 - 그 말이 지금껏 짠하게 남아 있다 아버지와 9남매의 자식이 있어도 외로웠던 엄마 이 나이만큼 살아보니 엄마가 없다는 게 가장 외롭고 쓸쓸하고 서럽다 외할머니 안 계신 엄마의 그 외로움을 이제사 조금 알 것 같은데 나도 엄마에게 가끔씩 편지..

시집 추천 - 나태주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를 소개합니다. "부모 마음, 좋은 사람 하나면"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저자 : 나태주 출판사 : 홍성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부모 마음 부모 마음이 다 그래 다른 사람 아이 아니고 내 아이기 때문에 안 그래야지 생각하면서도 생각과는 다르게 속이 상하고 말이 빠르게 나가고 끝내는 욱하는 마음 아이를 몰아세우고 아이를 나무라고 나중에 아이가 잠든 걸 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되는 마음 새근새근 곱게 잠든 모습 보면 더욱 측은한 마음 사람은 언제부터 그렇게 후회하는 마음으로 살았던가 측은한 마음으로 버텼던가 부모 마음이 다 그래 그래서 부모가 부모인 것이고 자식이 자식인 게지..

헤르만 헤세 시집 - 한 점 구름/책

헤르만 헤세 시집을 소개합니다. "한 점 구름, 책, 높은 산속의 저녁"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마음이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헤르만 헤세 시집」 저자 : 헤르만 헤세(시/그림) 출판사 : 문예출판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한 점 구름 파란 하늘에, 가늘고 하얀 보드랍고 가벼운 구름이 흐른다 눈을 드리우고 느껴 보아라 하얗게 서늘한 저 구름이 너의 푸른 꿈속을 지나는 것을. - p23 책 이 세상의 어떠한 책도 너에게 행복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살며시 너를 네 자신 속으로 돌아가게 한다 네가 필요한 모든 것은 네 자신 속에 있다 해와 별과 달이 네가 찾던 빛은 네 자신 속에 있기 때문에 오랜 세월을 네가 갖가지 책에서 찾던 지혜가 책장 하나하나에서 지금 빛을 띤다 이제는 ..

류시화 시집/시 - 소금 별/길가는 자의 노래

류시화 시인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시집 속 "길 가는 자의 노래, 소금별,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물안개"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길 가는 자의 노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 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 p22 소금별 소금별에 사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 수 없네 눈물을 흘..

같음/대나무 - 시인 윤봉길과 지인의 서정시(2)

윤봉길 의사의 「시인 윤봉길과 지인의 서정시 340수」 시집 속 "같음, 대나무, 매미"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같음 그대 만나 십년 동안 책 다 읽었었는데 문득 좋은 이웃 인접하여 살지 못함 한스럽다 비바람 맑게 개자 새들 와 지저귀고 세상사 겪은 강호에는 물고기 놀고 있네 마음 또한 낮과 같아서 비록 다 다르지만 도(道)로 사귐을 논하니 오래도록 소원하지 않네 바쁜 중에 한가로움 취하니 한가로움 절로 뜻을 찾는데 늘 잡풀 근심스러워 김메고 나서 글 보는구나. - p206 대나무 그대 곧게 서 있어 도는 것 범할 줄 모르는데 마음으로 이해하고 소통됨을 누가 열게 될까 시절이 사시를 관통하니 봄빛이 있고 바람이 천 길이나 높아 빗소리 나네 ..

소나무에 대한 예배 - 김용택 시집/시

김용택 시인이 사랑하는 시가 담긴 시집 「시가 내게로 왔다」를 소개합니다. "소나무에 대한 예배, 엄마, 책"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시집 : 「시가 내게로 왔다」 저자 : 김용택 출판사 : 마음산책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소나무에 대한 예배 - 황지우 학교 뒷산 산책하다, 반성하는 자세로,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내가 내 품격을 위해서 너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이 나를 이렇게 휘어지게 할지라도,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지표 위에서 가장 기품 있는 건목 ; 소나무, 머리에 눈을 털며 잠시 진저리 친다. - p12 엄마 - 정채봉 꽃은 피었다 말없이 지는데 솔바람은 불었다가 간간이 끊어지는데 맨발로 살며시 운주..

좋은 시 추천 -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시인의 「집은 아직 따뜻하다」 시집 속 "국수가 먹고 싶다, 울산바위, 달이 자꾸 따라와요"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 p43 울산바위 그전에 아주 그전에 울산바위가 뱃길로 금강산 가다가 느닷없이 바..

사랑 시집 추천 - 나희덕 그녀에게

나희덕 시인의 시집 「그녀에게」를 소개합니다.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사랑, 푸른 밤"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사랑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그녀에게 저자 : 나희덕 출판사 : 예경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눈부셔 눈부셔 알았습니다 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여러 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

시집ㅣ안도현 시 - 외롭고 높고 쓸쓸한/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시인의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을 소개합니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 한 장, 우물"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외롭고 높고 쓸쓸한」 저자 : 안도현 출판사 : 문학동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너에게 묻는다 연탄제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p11 연탄 한 장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 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

큰 꽃/촛불 - 이문재 시집/시

이문재 시인의 「지금 여기가 맨 앞」 시집 속 "큰 꽃, 촛불, 너는 내 운명"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큰 꽃 꽃을 내려놓고 죽을힘 다해 피워놓은 꽃들을 발치에 내려놓고 봄나무들은 짐짓 연초록이다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 없다는 맑은 노래가 있지만 꽃 지고 나면 봄나무들 제 이름까지 내려놓는다 산수유 진단래 철쭉 라일락 산벚- 꽃 내려놓은 나무들은 신록일 따름 푸른 숲일 따름 꽃이 피면 같이 웃어도 꽃이 지면 같이 울지 못한다 꽃이 지면 우리는 너를 잊는 것이다 꽃 떨군 봄나무들이 저마다 다시 꽃이라는 사실을 저마다 더 큰 꽃으로 피어나는 사태를 눈 뜨고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꽃은 지지 않는다 나무는 꽃을 떨어뜨리고 더 큰 꽃을 피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