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인생 시

소나무에 대한 예배 - 김용택 시집/시

코스모스피다 2022. 4. 23. 10:00

 

 

 

김용택 시인이 사랑하는 시가 담긴 시집 「시가 내게로 왔다」를 소개합니다. "소나무에 대한 예배, 엄마, 책"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김용택 시집
김용택 시가 내게로 왔다

 

 

 

시집 : 「시가 내게로 왔다」

저자 : 김용택

출판사 : 마음산책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소나무에 대한 예배

   - 황지우

 

학교 뒷산 산책하다, 반성하는 자세로,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내가 내 품격을 위해서

너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이

나를 이렇게 휘어지게 할지라도,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지표 위에서 가장 기품 있는

건목 ; 소나무, 머리에 눈을 털며

잠시 진저리 친다.

- p12

 

 

 

 

 

 

엄마

- 정채봉

 

꽃은 피었다

말없이 지는데

솔바람은 불었다가

간간이 끊어지는데

 

맨발로 살며시

운주사 산등성이에 누워 계시는

와불님의 팔을 베고

겨드랑이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엄마···.

- p30

 

 

 

 

 

- 김수영

 

책을 한 권 가지고 있었지요

까만 표지에 손바닥만한 작은 책이지요

첫 장을 넘기면 눈이 내리곤 하지요

 

바람도 잠든 숲 속,

잠든 현사시나무들 투명한 물관만 깨어 있었지요

가장 크고 우람한 현사시나무 밑에 

당신은 멈추었지요

당신이 나무둥치에 등을 기대자

비로소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요

 

어디에든 닿기만 하면 녹아버리는 눈

그때쯤 해서 꽃눈이 깨어났겠지요

 

때늦은 봄눈이었구요

눈은 밤마다 빛나는 구슬이었지요

 

나는 한때 사랑의 시들이 씌어진 책을 가지고 있었지요

모서리가 나들나들 닳은 옛날 책이지요

읽는 순간 봄눈처럼 녹아버리는

아름다운 구절들로 가득 차 있는

아주 작은 책이었지요.

- p34

 

 

 

함께 보면 좋은 글

 

외국 사랑 시집/시 - 아름다운 내 사랑

한 잔의 커피가 있는 풍경 - 용혜원 시집

 

한 잔의 커피가 있는 풍경 - 용혜원 시집

용혜원 시인의 시집 「한 잔의 커피가 있는 풍경」을 소개합니다. "한 잔의 커피 1, 사랑하는 이와 같이, 우리들의 사랑엔"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제목 : 「한 잔의 커피가 있는 풍경」

cosmos72.tistory.com

신뢰와 사랑 - 칼릴 지브란 시집/좋은 시 추천

여행은 혼자 떠나라/첫 마음의 길/그 겨울의 시 - 박노해 시집

정현종 섬 - 행복/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희덕 - 못 위의 잠/귀뚜라미

 


 

  시를 읽고 나서  

 

"나는 한때 사랑의 시들이 씌어진 책을 가지고 있었지요. 모서리가 나들나들 닳은 옛날 책이지요. 읽는 순간 봄눈처럼 녹아버리는 아름다운 구절들로 가득 차 있는 아주 작은 책이었지요."

 

사랑의 시들이 쓰여 있는 아주 작은 책을 읽고 또 읽어서 모서리가 닳아버린. 그런 기억이 나에게도 있다. 좋은 글에는 향기가 나서 읽고 있으면 내 마음에도 향기가 들어온다.

 

그런 책을 읽고 또 읽어서 손때가 묻고 낡아버리기도 하지만 그 손자국마저 소중한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 좋은 책은 경험하지 않고도 만날 수 있는 다른 이의 선물이다.

 

 

 

 

 

 

김용택 시인의 「시가 내게로 왔다」는 김용택 시인이 사랑하는 시들을 엮은 책이다. 많은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들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 하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