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시인의 시집 「섬」을 소개합니다. "섬, 행복,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섬」
저자 : 정현종
출판사 : 문학판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섬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p17
행복
산에서 내려와서
아파트촌 벤치에 앉아
한 조각 남아 있는 육포 안주로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아 행복하다!
나도 모르겠다
불행 중 다행일지
행복감은 늘 기습적으로
밑도 끝도 없이 와서
그 순간은
우주를 온통 한 깃털로 피어나게 하면
그 순간은
시간의 궁핍을 치유하는 것이다
시간의 기나긴 고통을
잡다한 욕망이 낳은 괴로움들을
완화하는 건 어떤 순간인데
그 순간 속에는 요컨대 시간이 없다.
- p39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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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행복감은 늘 기습적으로 밑도 끝도 없이 와서 그 순간은 우주를 온통 한 깃털로 피어나게 하면 그 순간은 시간의 궁핍을 치유하는 것이다"
행복은 느낌으로 오기에 계획 없이 온다. 그리고 행복한 그 순간은 우주를 느끼는 시간일 것이다. 잠시 자신이 얽매여 있는 시간을 벗어나 있기에.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우리에게 주어지는 모든 순간이 어쩌면 기회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한 꽃봉오리가 주어지는 기회. 한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면 인생에서 많은 꽃들이 필지도 모른다.
정현종 시인의 시는 인생의 깊이와 철학이 느껴진다. 시를 읽으며 스스로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게 된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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