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사랑 시

사랑 시집 추천 - 나희덕 그녀에게

코스모스피다 2022. 4. 16. 10:00

 

 

 

나희덕 시인의 시집 「그녀에게」를 소개합니다.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사랑, 푸른 밤"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사랑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그녀에게

저자 : 나희덕

출판사 : 예경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눈부셔 눈부셔 알았습니다

 

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여러 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

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 나무 그늘에서

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 p16

 

 

 

사랑

 

피 흘리지 않았는데

뒤돌아보니

하얀 눈 위로

상처 입은 짐승의

발자국이

나를 따라온다

 

저 발자국

내 속으로

절뚝거리며 들어와

한 마리 짐승을 키우리

 

눈 녹으면

그제야

몸 눕힐 양지를

찾아 떠나리.

- p45

 

 

 

 

 

 

푸른 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 p64

 

 

 

나희덕 푸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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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복숭아 꽃은 한가지 빛깔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신비로운 꽃이다. 그래서 그 색깔을 복숭아색이라고도 부른다. 분홍색이라고 부르기에는 은은한 빛이 아름답게 빛나는 꽃, 아름다운 얼굴빛을 복숭아 빛이라고 하기도 한다.

 

복숭아 나무에 핀 꽃을 보며 그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표현한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니 복숭아 꽃이 핀 나무 아래 내가 서있는 느낌이 든다. 봄꽃이 만발할 때면 그 어여쁜 자태를 보러 한번 가보고 싶다.

 

 

 

 

 

 

나희덕 시인의 시집 「그녀에게」는 사랑에 대해서 섬세하고도 깊은 마음을 담아낸 시들이 많다. 읽고 있으면 사랑에 대한 생각에 함께 물든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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