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시인의 시집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을 소개합니다.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꽃빛, 편지, 무명"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저자 : 천상병
출판사 : 미래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 p70
꽃빛
손바닥 펴
꽃밭 아래 놓으니
꽃빛 그늘 앉아 아롱집니다
며칠 전 간
비원에서 본
그 꽃빛 생각 절로 납니다
그 밝음과 그늘이
열렬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 p11
편지
점심을 얻어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 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쓴다네.
- p79
무명(無名)
뭐라고
말할 수 없이
저녁놀이 져가는 것이었다
그 시간과 밤을 보면서
나는 그때
내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봄도 가고
어제도 오늘 이 순간에도
빨가니 타서
아, 스러지는 놀빛
저기 저 하늘을 깎아서
하루빨리 내가
나의 무명을 적어야 할 까닭을
나는 알려고 한다
나는 알려고 한다.
- p115
함께 보면 좋은 글
시를 읽고 나서
"그 밝음과 그늘이 열렬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그늘이 있어 밝음이 돋보이고 밝음이 있어 그늘은 무늬를 만들어낸다. 둘의 조화를 사랑이라 표현하니 아름다운 생각이 든다.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쓴다네."
배부른 내가 배고픈 나에게 편지를 쓴다는 시인의 표현. 배부를 때 배고팠던 지난날을 잊어버리는 잘 나갈 때 어려웠던 시절을 망각하는 우리 마음을 돌아보게 한다.
천상병 시인의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은 순수하면서도 깊은 삶의 의미가 담겨 있다. 시를 읽으며 잊고 있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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