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사랑 시

흑백 사진/엄마 생각 - 심순덕 시

코스모스피다 2022. 5. 7. 10:00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집 속 "엄마 생각 13, 흑백사진, 내 시 한 줄이"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엄마 생각 13

- 편지

 

 

내가 여행을 떠날 때나

내 생일 때면

학교 문턱도 못 가보신 엄마가

선물과 함께 편지를 주신다

 

받침도 틀리고 삐뚤삐뚤해서

통 알아볼 수가 없다

몇 번씩 읽다 보면 그 뜻을 알게 되는데

나만 읽을 수 있는 엄마의 편지에

 

- 여자는 언제나 외롭단다 -

 

그 말이 지금껏 짠하게 남아 있다

아버지와 9남매의 자식이 있어도

외로웠던 엄마

 

이 나이만큼 살아보니 엄마가 없다는 게

가장 외롭고 쓸쓸하고 서럽다

외할머니 안 계신 엄마의 그 외로움을

이제사 조금 알 것 같은데

나도 엄마에게 가끔씩 편지 보내고 싶은데

받아줄 엄마가 없다.

- p232

 

 

 

흑백 사진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 안겨버린

내 어린 날 한 장의 그림

그리운 사람들 함께하는

작은 마음의 공간

 

누워도 있고 앉아도 있고

두 눈 질끈 감아도

늘 정겨운 삶의 실루엣

액자 속 추억으로 걸려있는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고

내 아이들이 나만큼 자랐어도

흑백사진 속 어린 시절은

늙지 않아 좋다

함께라서 좋다

 

진짜 좋다.

- p40~p41

 

 

 

 

 

 

내 시 한 줄이

 

내 시 한 줄이 그대의 밥이었음 좋겠다

가난에 설운 자존심까지 배불릴

자정을 넘어선 밤참이 되고 싶다

 

내 시 한 줄이 그대의 눈물이면 좋겠다

그리워 그리워서 울 수도 없는

삶의 추억되어 동행하고 싶다

 

내 시 한 줄이 그대의 목숨이면 좋겠다

버거운 세상살이 손 놓고 싶을 때

위로가 되고 싶다

희망이 되고 싶다

생명이 되고 싶다

 

내 시 한 줄이

내 시 한 줄이 그대 삶의 밭고랑에 거름이 되고 싶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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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내 시 한 줄이 그대의 눈물이면 좋겠다. 그리워 그리워서 울 수도 없는 삶의 추억되어 동행하고 싶다"

 

시 한 줄이 마음에 남아 그리움을 달래주고 때로는 마음의 평안을 안겨주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수많은 언어 중에 시는 가장 아름답게 그려진 언어의 그림,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희망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글 한 줄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살아가는 힘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심순덕 시인의 시를 읽으면 그리움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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