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님의 「마음사전」을 소개합니다. 마음을 나타내는 낱말과 의미를 통해 마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마음사전」
저자 : 김소연
출판사 : 마음산책
처음에는 칠백 가지가 넘는 마음의 낱말들을 모아서 수첩에 적었다. 미세한 차이를 지닌 낱말들까지 옆에 다 적어두자니 천 가지는 훌쩍 넘는 듯했다. 마음을 나타내는 낱말이 어쩌면 이리도 많을까 신기해하면서 출발한 작업이었지만, 지금은 마음의 결들에 비한다면 마음을 지칭하는 낱말들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도착해 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책 내용
마음은 우리를 현실 이상의 깊은 현실과 만나게 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시선이다.
■ 차 한 잔
밥은 사람의 육체에게 주는 음식이라면, 차는 사람의 마음에게 주는 음식이다. 밥보다 차를 더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마음이 발달한 사람이다. 일하는 막간에 차 한 잔을 마시는 휴식의 시간은 마음을 쉬게 한다. 찻집에서 차 한 잔을 함께 마시지 않고 식당에서 밥만 먹고 헤어지는 관계에는 온기가 없다. 식당의 간판은 명시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찻집의 간판은 아름다움 쪽을 향해 있다. 눈보다는 마음을 끌기 위해서. - p24
■ 어둠
전등불을 갑자기 끄면 사방은 칠흑이지만 이내 그곳에도 빛이 있음을 깨닫는다.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마음이 칠흑일 때, 차라리 마음의 눈을 감고 조금의 시간이 흐르길 차분하게 기다린다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밝음 속에서 읽을 때보다 더 선명하게, 온 마음으로 잘 읽힌다. - p31
■ 빛
빛이 과하면 동공이 작아지고 빛이 모자라면 동공이 커지듯이, 빛을 한 아름 품고 달려오는 당신 앞에서 나는 언제나 마음이 무한대로 부풀고, 그렇지 않을 때는 점처럼 작아지곤 한다. - p32
■ 착시
당신을 착시하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아름답다. 노을이 아름답게 타오르는 것이 우리 눈의 착시이듯이 내가 보고 있는 당신이 허상인 줄 알면서도 나는 당신을 믿는다. 노을을 믿듯이. - p35
■ 감정 - 기분 - 느낌
감정이 한 칸의 방이라면, 기분은 한 채의 집이며, 느낌은 한 도시 전체라 할 수 있다. 감정은 반응하며, 기분은 그 반응들을 결합하며, 느낌은 그 기분들을 부감한다. 감정과 기분만으로 우리는 그 어떤 선택도 할 자신이 없지만, 느낌으로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 p45
■ 중요하다 : 소중하다
소중한 존재는 그 자체가 궁극이지만, 중요한 존재는 궁극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이다. 어느샌가 소중했던 당신이 중요한 당신으로 변해가고 있다. 조금씩 덜 소중해지면서 아주 많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세상 애인들은 서로에게 소중하지만 아직은 중요하지 않다. 이 세상 부부들은 서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미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어디론가 숨어들고 있다. - p57
■ 행복 : 기쁨
행복은 자잘한 알갱이들로 차곡차곡 채워진 상태이지만, 기쁨은 커다란 알갱이들로 후두둑 채워진 상태다. 기쁨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행복은 전염되기 힘들다. 남에게서 전염된 기쁨은 오래가지도 않고 자기 것이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남에게서 전염된 행복은 오래가기도 하거니와 자기 것이 된다. - p59
■ 동정 : 연민
동정은 행동으로 표출되고 연민은 마음으로 표출된다. 동정보다는 연민 때문에 우리는 더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묶인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지독한 동정은 오직 사랑 때문에, 사랑의 내용을 망치는 쪽으로 나아간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지독한 연민은 사랑의 형식을 망가뜨릴지라도 내용은 채우려는 쪽으로 나아간다. - p66
■ 축하 : 축복
축하는 마음 없이 객관화된 폭죽 터트리기를 하고, 축복은 마음을 다해 주관화된 폭죽 터트리기를 한다. 축하가 얻은 것에 대한 박수라면, 축복은 얻을 것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축하는 좋은 일에만 표출되고, 축복은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어느 때라도 우러나온다. - p69
■ 슬프다 : 애잔하다, 서럽다, 서운하다
슬픔은 모든 눈물의 속옷과도 같다. 무슨 연유로 울든 간에 그 가장 안쪽에는 속옷과도 같은 슬픔이 배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격리의 상황 앞에서 우리는 슬픔을 경험한다. 이별이라는 정황을 받아들이면서 그 정황과 합일되었을 때에 가없이 슬퍼지는 것이다. 슬픔은 무방비 상태에서는 느낄 수가 없다.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을 때에 슬픔은 깨달음처럼 오는 것이다. - p78,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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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밥은 사람의 육체에게 주는 음식이라면, 차는 사람의 마음에게 주는 음식이다. 찻집에서 차 한 잔을 함께 마시지 않고 식당에서 밥만 먹고 헤어지는 관계에는 온기가 없다."
따뜻한 차는 마음을 열게 한다. 찻잔의 온기 만큼 마음의 온도도 올라가고 상대와 향기로운 얘기를 나눌 수 있게 한다. 차 한 잔이 주는 의미는 우리에게 많다. 지친 마음을 쉬게 해 주고, 생각으로 꽉 찬 머리도 쉬게 해 준다. 긴장된 몸도 편안하게 이완시켜 준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은 삶의 쉼표를 가지게 해 주고 인생의 낭만을 느끼게 해 준다.
"감정이 한 칸의 방이라면, 기분은 한 채의 집이며, 느낌은 한 도시 전체라 할 수 있다."
정말 멋진 표현이다. 단어가 가진 마음을 너무 멋지게 표현해 낸 것 같아 몇 번이고 읽어보게 된다. 한 칸의 방에서 시작된 감정이 한 채의 집을 이루는 기분이 되고, 도시 전체를 이루는 느낌이 되기도 한다.
단어가 가진 깊은 뜻을 마음사전을 읽으며 음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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