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인생 시 84

시집ㅣ이등병의 편지 1~3 / 첫눈 - 김현성 시

김현성 작곡가님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 시집 중에서 "이등병의 편지 1~3, 첫눈"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이등병의 편지 1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 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친구들아 군대 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 않게 열차 시간 다가올 때 두 손 잡던 뜨거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나팔 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의 편지 한 장 고이 접어 보내오. - p80~p81 ..

시집ㅣ윤동주 시 - 서시/참회록/길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 시집 중에서 "서시, 참회록, 쉽게 씌어진 시, 길"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서시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p13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

시집ㅣ조병화 - 내게 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이/기도

조병화 시인의 「기다림은 아련히」 시집 속 "내게 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가을 하늘 아래, 기도" 세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내게 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씨를 뿌리는 사람은 생명을 뿌리는 사람이어라 나무를 심는 사람은 지구에 세월을 심는 사람이어라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는 사람은 생명을 뿌리고. 세월을 심는 사람이어라 아, 그것은 스스로로는 다 걷을 수 없는 꿈을 심는 일이어라 스스로로는 다 볼 수 없는 세월을 심는 일이어라 내게 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 p17 가을 하늘 아래 떼를 지어 기러기들이 하늘 높이 무리를 지어 날지만 나는 기러기 한 마리 한 마리들은 모두 스스로 혼자이며 스스로 혼자서 외로움을 날고 있으려니 우주 만물이 ..

시집ㅣ윤동주 시 - 자화상/별 헤는 밤

윤동주 시인의 시집 「자화상」을 소개합니다. "자화상, 코스모스, 별 헤는 밤"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아름다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목 : 「자화상」 저자 : 윤동주 출판사 : 맑은소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서는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

시집ㅣ조병화 시 - 나무/행복한 보석

조병화 시인의 시집 「기다림은 아련히」를 소개합니다. "나무, 행복한 보석, 신은" 세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기다림은 아련히」 저자 : 조병화 출판사 : 가야미디어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나무 - 외로운 사람에게 외로운 사람아 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 나무는 그저 제자리 한평생 묵묵히 제 운명, 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 너의 외로움이 부끄러워지리 나무는 그저 제자리에서 한평생 봄, 여름, 가을, 겨울 긴 세월을 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으면 입은 대로 참아 내며 가뭄이 들면 드는 대로 이겨 내며 홍수가 지면 지는 대로 견디어 내며 심한 눈보라에도 폭풍우에도 쓰러지지 않고 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 제자리 지켜서 솟아 있을 뿐 나무는 ..

시집ㅣ피천득 - 내가 사랑하는 시/가지 않은 길/잊으시구려/별

피천득 님의 번역시집 「내가 사랑하는 시」를 소개합니다. 시집 속 "가지 않은 길, 잊으시구려, 그녀가 걷는 아름다움은, 별"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내가 사랑하는 시」 저자 : 피천득 번역 출판사 : 샘터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꺾이어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시집ㅣ천상병 - 새/들국화/나의 가난은

천상병 시인의 「귀천」 시집 중 "들국화, 새, 나의 가난은"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아름다운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들국화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새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

시집ㅣ한용운 - 님의 침묵 / 꽃이 먼저 알아 / 복종 /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시인의 시집 「님의 침묵」을 소개합니다. "님의 침묵, 꽃이 먼저 알아, 복종, 나룻배와 행인"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목 : 「님의 침묵」 저자 : 한용운 출판사 : 책만드는집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

시집ㅣ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 인디언 기도문

류시화 님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시집 중 "인디언 기도문, 그런 길은 없다, 젊은 수도자에게, 지식을 넘어서"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삶을 성찰하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인디언 기도문 - 노란 종달새(수우족)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만든 물건들을 내 손이 소중하게 하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 귀를 예민하게 하소서 당신이 내 부족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나 또한 알게 하시고 당신이 모든 나..

시집ㅣ천상병 - 귀천

천상병 시인의 시집 「귀천」을 소개합니다. "귀천, 나무, 갈대, 강물, 주일, 구름"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귀천」 저자 : 천상병 출판사 : 답게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나무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썩은 나무라고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꿈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 나는 또다시 사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