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인생 시 84

꿈꾸는 당신 / 기적 - 마종기 시집

마종기 시인의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시집 중 "꿈꾸는 당신, 기적, 귀향"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꿈꾸는 당신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 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

시집/짧은 시ㅣ어떤 이력서/링컨/방랑하며/헤르만 헤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시집 속 "어떤 이력서, 방랑하며, 따뜻함을 위하여, 나는 들었다" 네 편의 짧은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어떤 이력서 1816년, 집을 잃고 길거리로 쫓겨남 1818년, 어머니 사망 1831년, 사업에 실패 1832년, 주의회 의원선거에 낙선 1833년, 다시 사업에 실패 1834년, 주의회 의원에 당선 1835년, 약혼자 사망 1836년, 신경쇠약에 걸림 1838년, 하원 의장 선거에 패배 1840년, 선거 위원 선거에도 떨어짐 1843년, 하원 의원 선거에 떨어짐 1846년, 하원 의원에 당선 1848년, 하원 의원 선거에 낙선 1855년, 상원 의원 선거에 낙선 1856년, 부통령 선거에 또 낙선 1858년..

수의 비밀 / 어디라도 /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시집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 시집 속 "수의 비밀, 어디라도, 알 수 없어요"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시인의 깊은 마음을 헤아려 보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수의 비밀 나는 당신의 옷을 다시 지어놓았습니다 심의도 짓고 도포도 짓고 자리옷도 지었습니다 짓지 아니한 것은 작은 주머니에 수놓는 것뿐입니다 그 주머니는 나의 손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짓다가 놓아두고 짓다가 놓아두고 한 까닭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바느질 솜씨가 없는 줄 알지만 그러한 비밀은 나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쓰린 때에 주머니에 수를 놓으려면 나의 마음은 수놓는 금실을 따라서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고 주머니 속에서 맑은 노래가 나와서 나의 마음이 됩니다 그리고 아직 이 세상에는 그..

시집ㅣ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시집 속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여백"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시집ㅣ이병률 시 - 슬픔이라는 구석 / 지나가는 바람 / 꽃비

이병률 시인의 시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를 소개합니다. "슬픔이라는 구석, 지나가는 바람, 꽃비"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저자 : 이병률 출판사 : 문학동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슬픔이라는 구석 쓰나미가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간 마을에 빈 공중전화부스 한 대를 설치해두었다 사람들은 그곳에 들어가 통하지도 않는 전화기를 들고 세상에는 없는 사람에게 자기 슬픔을 말한다는데 남쪽에 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휴전선을 넘어 남하한 한 소녀는 줄곧 직진해서 걸었는데 촘촘하게 지뢰가 묻힌 밭을 걸어오면서 어떻게 단 하나의 지뢰도 밟지 않았다는 것인지 가슴께가 다 뻐근해지는 이 일을 슬프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나 색맹으로 스무 해를 살아온 청년에게 보정 안경을 씌워주..

시집ㅣ마종기 - 이름 부르기 / 알래스카 시편

마종기 시인의 시집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를 소개합니다. "이름 부르기, 알래스카 시편"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저자 : 마종기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이름 부르기 우리는 아직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검은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아 막막한 소리로 거듭 울어대면 어느 틈에 비슷한 새 한 마리 날아와 시치미 떼고 옆 가지에 앉았다 가까이서 날개로 바람도 만들었다 아직도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그 새가 언제부턴가 오지 않는다 아무리 이름 불러도 보이지 않는다 한적하고 가문 밤에는 잠꼬대 되어 같은 가지에서 자기 새를 찾는 새 방 안 가득 무거운 편견이 가라앉고 멀리 이끼 낀 기적 소..

시집ㅣ나희덕 - 못 위의 잠/귀뚜라미

나희덕 시인의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시집 중에서 "못 위의 잠, 귀뚜라미"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못 위의 잠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놓았을까요, 못 하나 그 못이 아니었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눈이 뜨겁도록 올려다봅니다 종암동 버스정류장, 흙바람은 불어오고 한 사내가 아이 셋을 데리고 마중나온 모습 수많은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피곤에 지친 한 여자가 내리고, 그 창백함 때문에 반쪽 난 달빛은 또 얼마나 창백했던가요 아이들은 달려가 엄마의 옷자락을 잡고 제자리에 선 채 ..

시집ㅣ도종환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깊은 가을

도종환 시인의 시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를 소개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단풍 드는 날, 깊은 가을"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목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저자 : 도종환 출판사 : 랜덤하우스코리아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

시집ㅣ나희덕 -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산속에서

나희덕 시인의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를 소개합니다.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산속에서, 해질녘의 노래" 세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저자 : 나희덕 출판사 : 창작과 비평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살았을 때의 어떤 말보다 아름다웠던 한마디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잎을 노랗게 물들였다 지나가는 소나기가 잎을 스쳤을 뿐인데 때로는 여름에도 낙엽이 진다 온통 물든 것들은 어디로 가나 사라짐으로 하여 남겨진 말들은 아름다울 수 있었다 말이 아니어도 잦아지는 숨소리, 일그러진 표정과 차마 감지 못한 두 눈까지도 더이상 아프지 않은 그 순간 삶을 꿰매는 마지막 한 땀처럼 낙엽이 진다 낙엽이 내 젖은..

시집ㅣ류시화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시인의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소개합니다.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저자 : 류시화 출판사 : 푸른숲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p14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