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의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 속 "해 지는 들길에서,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해 지는 들길에서
사랑의 온기가 더욱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의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송이로 서고 싶어요.
- p40~p41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작년에 피었던 꽃
올해도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 피어 새롭습니다
작년에 꽃 피었을 때 서럽더니
올해 그 자리 저기 저렇게
꽃이 피어나니
다시 또 서럽고 눈물 납니다
이렇게 거기 그 자리 피어나는 꽃
눈물로 서서
바라보는 것은
꽃 피는 그 자리 거기
당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 없이 꽃 핀들
지금 이 꽃은 꽃이 아니라
서러움과 눈물입니다
작년에 피던 꽃
올해도 거기 그 자리 그렇게
꽃 피었으니
내년에도 꽃이 피어나겠지요
내년에도 꽃 피면
내후년, 내내후년에도
꽃 피어 만발할 테니
거기 그 자리 꽃 피면
언젠가 당신 거기 서서
꽃처럼 웃을 날 보겠지요
꽃같이 웃을 날 있겠지요.
- p52~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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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수 많은 사람 중에서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사랑이 있어 추운 계절도 마음을 녹여갈 수 있지 않을까. 김용택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면 세상의 아름다운 언어들이 마음속에 포근하게 들어오는 것 같다. 아름다운 시 한 편은 마음을 가득 채우고도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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