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숙 시인의 「그리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 시집 속 "꿈꾸는 섬, 그날이 오면"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꿈꾸는 섬
바람이 부는 날은 꿈을 꾼다
떠나고 싶은 섬이어서
대문 밖 모퉁이 그림자로 서 있으면
황톳길 먼지 너머 신작로 따라
어머님 얼굴 별빛으로 흐르고
저녁 밥상을 차려 놓은 소녀는
오지 않는 식구들을 한없이 기다렸다
도란거리던 밥상머리
혼자라는 사실이 두려워
겨우 한 끼 밥 차려놓고 기도를 한다
추억 속에 어머니는
언제나 숟가락의 도를 일러주시고
사랑이 밥을 먹는다고 확인해 주셨다
우리가 사는 것은 불꽃
살아온 날들은 그저 무겁고 아픈 존재들
해질 녘 선창가엔 주인 없는 빈 배만
지난날 퍼 올렸던 만선을 꿈을 꾸는지
바람이 부는 날은 바다로 간다
그대가 떠난 섬 밖으로
바람이고 싶어 다가가 보다가
바람이 들려주는 바람의 노래를 들으며
바람 속으로 떠난다.
- p54~p55
그날이 오면
봄비 내리는 날 벚꽃나무 아래 서면
아득히 먼 우주에서 낮은 소리가 들려요
꽃은 아무도 모르게 꽃눈을 열고 미소를 보내요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그대들이 살고 있는 팽목항에도 꽃은 피나요
비가 내리면 무너지는 슬픔에 가슴이 아파
저 하늘 헤매고 있을 별들을 불러
도란도란 사는 얘기 들어나 봤으면
별은 닮은 꽃들은 이렇게 예쁜데
팽목항 그 여린 나무에도 봄이 올까요
봄비 내리는 날 벚꽃나무 아래 서면
아득히 먼 우주에서 낮은 소리가 들려요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얘들아.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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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봄비 내리는 날 벚꽃나무 아래 서면 아득히 먼 우주에서 낮은 소리가 들려요.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얘들아."
가끔은 마음을 열고 귀 기울여 보면 저 먼 우주에서 마음속 깊숙이 보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바쁜 일상에 가려서 잃어가고 있는 소중한 것들. 가끔씩은 우주가 들려주는 소리를 내면 깊숙이 들을 수 있게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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