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환 시인의 시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을 소개합니다. "그리움, 깃발, 바람에게, 밤바람" 네 편의 시를 전해 드리니 시를 읽으며 위로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
저자 : 유치환
출판사 : 교보문고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그리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 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p22
깃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아는 그는.
- p112
바람에게
바람아 나는 알겠다
네 말을 나는 알겠다
한사코 풀잎을 흔들고
또 나의 얼굴을 스쳐 가
하늘 끝에 우는
네 말을 나는 알겠다
눈 감고 이렇게 등성이에 누우면
나의 영혼의 깊은 데까지 닿는 너
이 호호한 천지를 배경하고
나의 모나·리자!
어디에 어찌 안아 볼 길 없는 너
바람아 나는 알겠다
한 오리 풀잎나마 부여잡고 흐느끼는
네 말을 나는 정녕 알겠다.
- p70
밤바람
너의 편지에
창밖의 저 바람소리마저
함께 봉하여 보낸다던 그 바람소리
잠결에도 외로워 깨어 이 한밤을 듣는다
알 수 없는 먼 먼 데서 한사코
적막한 부르짖음 하고 달려와
또 어디론지 만리나 날 이끌고 가는
고독한 저 소리!
너 또한 잠 못 이루는 대로 아득히 생각
이 한밤을 꼬박이 뜨고 밝히는가
그리움을 모르는 이에겐
저 하늘의 푸름인들 무슨 뜻이리
진정 밤 외로운 바람은
너와 나만을 위하여 있는 것
아아 또 적막한 부르짖음 하고 저렇게
내게로 달려오는 정녕 네 소리!
- p23
함께 보면 좋은 글
시를 읽고 나서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 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그리움이란 말이 없어도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속에 깊은 그리움이 묻어난다.
"눈 감고 이렇게 등성이에 누우면 나의 영혼의 깊은 데까지 닿는 너"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를 영혼으로 듣는 시인의 마음. 나도 눈을 감고 바람의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유치환 시인의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은 시인의 여러 시집들의 시를 모은 책이다.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면 간결하지만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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