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의 「민들레의 영토」를 소개합니다. 1976년에 출판된 이 시집은 이해인 수녀님의 첫 시집으로 그 후 40년 넘게 아름다운 시가 이어오고 있습니다.
제목 : 「민들레의 영토」
저자 : 이해인
출판사 : 가톨릭출판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민들레의 영토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 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 1965년 - p18~p19
벗에게
너는 내 안에서
고운 잇속 드러내며 살짝 웃는다
이슬 달고 피어난
하얀 도라지 꽃
날마다 정성껏
너를 가꾼다
네가 꽃을 피워
나에겐 사랑이 되고
네가 살아와서
나의 눈물은
반짝이는 구슬이 된다
세월이 가도
젊음만 퍼올리는
영혼의 샘가에서
순결한 눈짓 마주하며
피리 불다가
우리는 조용히 하나가 된다.
- 1975년 - p66~p67
함께 보면 좋은 글
시를 읽고 나서
"누군가 나에게 왜 시를 쓰느냐고 물어 오면 나는 선뜻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합니다. 어려서부터 절로 말을 배워 익히고 주위의 것들과 친숙해오듯 나는 나도 모르게 시와 함께 호흡하는 매일을 살아왔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시라는 노래를 부를 수 있어 늘 행복했습니다." - p96 첫 시집을 펴내며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읽고 있으면 자연히 물 흘러가는 것처럼 언어도 흘러가고 물이 바다에 도착하듯 마음도 깊은 내면으로 도착하게 된다. 사랑의 깊이와 인생의 깊이를 담고 있는 시이기에 읽을수록 사랑도 깊어지고 인생도 다시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저절로 말을 배우듯 시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오셨다는 글을 읽으며 시란 꾸미지 않아도 맑은 인생이 들어있으면 그 자체로 가장 아름다울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오랜 시간 나에게 시에 대한 사랑을 키워주었다.
이 시집은 시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읽었을 시집이지만 아직도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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