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진 시인의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를 소개합니다. "다시 누군가를, 토닥토닥, 포옹, 연민"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치유와 위안이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저자 : 김재진
출판사 : 시와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다시 누군가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픔을 사랑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햇볕과 그 사람의 그늘을
분별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두운 밤 나란히 걷는
발자국 소리 같아
멀어져도 도란도란
가지런한 숨결 따라 걸어가는 것이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픔 속에 가려 있는
기쁨을 찾아내는 것이다
창문을 활짝 열고 새 바람 들여놓듯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전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 p29
토닥토닥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 p37
포옹
그대가 누군가를 안을 때 혹은
내가 그대를 안는 그 순간
세상에 혼자 선 서로를 잊어버리며
우리는 고독 속에 모든 것과 연결됨을 안다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기를 안듯
우리는 저마다의 상처를 안는다
비탄의 회랑을 걷는 짧은 기도와
한숨 속을 퍼지는 진언 속에
우리의 한 생애가 누군가와 만나고
우리는 그 사람을 안으며
그의 생애를 안는다
떨리는 그늘 속에 꽃들이 피고
부신 햇살 속에 나무가 자란다
한 송이 들꽃보다 약하지만 우리는
어딘가에 연결됨으로써 세상을 안는다.
- p39
연민
나의 연민은 나의 심장입니다
나의 연민은 당신의 화분에 불을 켜고
아팠던 시간 지나 꽃눈 싹 틔우는
여러 개의 손을 가진 바람입니다
당신은 아프고
그 아픔은 우주 어디쯤 돌아오는
외로운 행성의 궤도 위를 스칩니다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가
나 아닌 다른 이를 다치도록
놓아두지 마십시오
우리가 허용할 수 있는 시간은
별빛이 물결 위에 머무는
그 짧은 동안이 아닙니다
상처이면서 당신은 사랑이며
연민의 손끝이 스쳐 가는 자국마다
우리는 단지 흔적으로 남지 못하는
순간을 살다 이곳을 떠납니다
연민에 물을 주며 우리는
나 아닌 남을 살다 가야 합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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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햇볕과 그 사람의 그늘을 분별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햇볕과 그늘이 있듯이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감싸 안고 함께 가는 것이다.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가 나 아닌 다른 이를 다치도록 놓아두지 마십시오."
상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의 상처를 안으로 다스리며 아물게 하는 사람과 자신의 상처로 인해 타인을 또 상처주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상처는 또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그러므로 나의 상처로 인해 누군가를 상처 주는 것은 스스로의 상처를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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