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위로 시

시집/위로의 시ㅣ김재진 -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코스모스피다 2021. 10. 9. 10:00

 

 

김재진 시인의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를 소개합니다. "다시 누군가를, 토닥토닥, 포옹, 연민"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치유와 위안이 되시기 바랍니다.

 

 

김재진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김재진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제목 :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저자 : 김재진

출판사 : 시와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다시 누군가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픔을 사랑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햇볕과 그 사람의 그늘을

분별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두운 밤 나란히 걷는

발자국 소리 같아

멀어져도 도란도란

가지런한 숨결 따라 걸어가는 것이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픔 속에 가려 있는

기쁨을 찾아내는 것이다

 

창문을 활짝 열고 새 바람 들여놓듯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전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 p29

 

 

 

토닥토닥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 p37

 

 

 

 

 

포옹

 

그대가 누군가를 안을 때 혹은

내가 그대를 안는 그 순간

세상에 혼자 선 서로를 잊어버리며

우리는 고독 속에 모든 것과 연결됨을 안다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기를 안듯

우리는 저마다의 상처를 안는다

 

비탄의 회랑을 걷는 짧은 기도와

한숨 속을 퍼지는 진언 속에

우리의 한 생애가 누군가와 만나고

우리는 그 사람을 안으며

그의 생애를 안는다

 

떨리는 그늘 속에 꽃들이 피고

부신 햇살 속에 나무가 자란다

한 송이 들꽃보다 약하지만 우리는

어딘가에 연결됨으로써 세상을 안는다.

- p39

 

 

 

 

 

연민

 

나의 연민은 나의 심장입니다

나의 연민은 당신의 화분에 불을 켜고

아팠던 시간 지나 꽃눈 싹 틔우는

여러 개의 손을 가진 바람입니다

 

당신은 아프고

그 아픔은 우주 어디쯤 돌아오는

외로운 행성의 궤도 위를 스칩니다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가

나 아닌 다른 이를 다치도록

놓아두지 마십시오

 

우리가 허용할 수 있는 시간은

별빛이 물결 위에 머무는

그 짧은 동안이 아닙니다

 

상처이면서 당신은 사랑이며

연민의 손끝이 스쳐 가는 자국마다

우리는 단지 흔적으로 남지 못하는

순간을 살다 이곳을 떠납니다

 

연민에 물을 주며 우리는

나 아닌 남을 살다 가야 합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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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햇볕과 그 사람의 그늘을 분별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햇볕과 그늘이 있듯이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감싸 안고 함께 가는 것이다.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가 나 아닌 다른 이를 다치도록 놓아두지 마십시오."

 

상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의 상처를 안으로 다스리며 아물게 하는 사람과 자신의 상처로 인해 타인을 또 상처주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상처는 또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그러므로 나의 상처로 인해 누군가를 상처 주는 것은 스스로의 상처를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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