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시인의 시집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를 소개합니다. "당신에겐 눈물이 있다, 생각하지,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생각하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저자 : 이어령
출판사 : 열림원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당신에겐 눈물이 있다
당신에게 눈물이 있다는 것은
영혼이 있다는 것
사랑이 있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고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것
그리고 뉘우친다는 것
내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은
비가 그치자 나타난 무지개처럼 아름답다
눈물에 젖은 빵을 먹는 것은
가난 때문이 아니다
가난을 넘어서는 사랑의 눈물에서만
영혼의 무지개가 뜬다.
- p13
생각하지
'사랑'이라는 말의 원래 뜻은 '생각'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생각한다는 것을 사랑한다고 했지요
희랍말로 그래요 '진실'의 반대말은 '거짓'이 아니라
'망각'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것은 오래 생각하는 것이고
참된 것은 오래 기억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줍시다
어머니가 읽어준 동화 한 편,
어머니가 불러준 노래 한 곡조,
어머니가 꽂아준 꽃 한 송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갖지 못한 이처럼
불행하고 가난한 사람도 없습니다.
- p70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살던 집이 있을까
네가 돌아와 차고 문을 열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네가 운전하며 달리던 가로수 길이
거기 있을까
네가 없어도 바다로 내려가던
하얀 언덕길이 거기 있을까
바람처럼 스쳐간 흑인 소년의
자전거 바큇살이 아침 햇살에 빛나고 있을까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아침마다 작은 갯벌에 오던
바닷새들이 거기 있을까.
- p197
함께 보면 좋은 글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여자 - 김춘수 시집/겨울 시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시를 읽고 나서
"내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은 비가 그치자 나타난 무지개처럼 아름답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서 흘리는 눈물은 나를 넘어선 사랑이기에 더 고귀하고 아름답다. 세상에 나를 위해 울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이고, 누군가를 위해 울어줄 내 가슴이 있다는 것도 누군가의 삶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일이다.
"사랑하는 것은 오래 생각하는 것이고 참된 것은 오래 기억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만큼 마음에 오래 생각하는 것은 없다.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만큼 오래 생각한 이도 없다. 오래오래 마음에 남을 만큼 사랑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
이어령 시인의 시집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읽다 보면 깊이 있게 마음으로 스며들어 삶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인이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시집에 온기가 남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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