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 엮음 시집 「시가 나를 안아준다」를 소개합니다. "달밤, 야생의 삶, 거룩한 갈망"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시가 나를 안아준다」
엮은이 : 신현림
출판사 : 판미동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달밤
- 요제프 아이헨도르프
하늘과 땅이
조용히 입 맞추니
피어나는 꽃잎 속에 땅이
하늘의 꿈을 꾸는 듯했어
바람은 들판을 가로질러 불어 가고
이삭들은 부드럽게 물결치고
숲은 나직하게 출렁거리고
밤하늘엔 별이 가득했어
나의 영혼은
넓게 날개를 펼치고
조용한 시골 들녘으로 날아갔어
집으로 날아가듯.
- p26
야생의 삶
- 웬델베리
세상에 대한 절망이 싹틀 때
나와 내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에
한밤중
아주 작은 소리에도 잠에서 깰 때
나는 아름다운 오리가 쉬고 있는
왜가리가 먹이를 먹고 있는
물가로 가서 몸을 누인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부담을 주지 않는
야생의 삶 속에서 평온을 얻는다
나는 지금 물의 고요를 본다
그리고 머리 위로,
낮에는 보이지 않던 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세상의 매력에 빠져
자유롭게 쉬고 있는 동안에.
- p36~p37
거룩한 갈망
- 요한 볼프강 괴테
모르는 이에게는 말하지 말라
세상 사람은 당장 조롱하고 말리니
나는 진정으로 살고 싶어하며
불꽃 속에 열렬히 죽기를 찬미한다
그대가 낳고 그대를 낳았던 밤이
사랑을 나누던 물결 속에서
말없이 타는 촛불을 보면
신비한 기운이 그대를 덮쳐오리
더 이상 내리누르는 어둠에 매이지 않고
더 높은 사랑의 갈망이 그대를 끌어올린다
먼 길이 그대에겐 힘들지 않다
그대 마술처럼 날개 달고 와서
빛에 홀린 나비처럼
끝내 불꽃 속으로 사라진다
죽음이 성장임을 알지 못한다면, 그대는
어두운 세상의 고달픈 길손에 지나지 않으리.
- p52~p53
함께 보면 좋은 글
시를 읽고 나서
"하늘과 땅이 조용히 입 맞추니 피어나는 꽃잎 속에 땅이 하늘의 꿈을 꾸는 듯했어. 바람은 들판을 가로질러 불어 가고 이삭들은 부드럽게 물결치고 숲은 나직하게 출렁거리고 밤하늘엔 별이 가득했어."
달밤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진다. 시인은 언어로 그림을 그리는 마술사 같다. 시를 읽고 있으면 마치 부드럽고 환한 달밤 아래 내가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한 편의 시로 담아서 사람들 마음속에 잔잔한 기쁨을 선사하는 모든 시인에게 감사하는 시간이다.
신현림 엮음 시집 「시가 나를 안아준다」는 지치고 힘들 때, 삶의 위로가 필요할 때 한 편의 시가 주는 위로의 힘과 잔잔한 기쁨을 깨닫게 해 준다. 바쁘고 여유 없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가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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