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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비밀 / 어디라도 /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시집

코스모스피다 2021. 11. 17. 10:00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 시집 속 "수의 비밀, 어디라도, 알 수 없어요"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시인의 깊은 마음을 헤아려 보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한용운 알 수 없어요
한용운 알 수 없어요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수의 비밀

 

나는 당신의 옷을

다시 지어놓았습니다

심의도 짓고 도포도 짓고

자리옷도 지었습니다

짓지 아니한 것은

작은 주머니에 수놓는 것뿐입니다

 

그 주머니는

나의 손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짓다가 놓아두고

짓다가 놓아두고 한 까닭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바느질 솜씨가 없는 줄 알지만

그러한 비밀은 나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쓰린 때에

주머니에 수를 놓으려면

나의 마음은 수놓는 금실을 따라서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고

주머니 속에서 맑은 노래가 나와서

나의 마음이 됩니다

 

그리고 아직 이 세상에는

그 주머니에 넣을 만한

무슨 보물이 없습니다

 

이 작은 주머니는 짓기 싫어서

짓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짓고 싶어서 다 짓지 않는 것입니다

 

 

 

어디라도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려고

대야에 물을 떠다 놓으면

당신은 대야 안의 가는 물결이 되어서

나의 얼굴 그림자를

불쌍한 아기처럼 얼러줍니다

 

근심을 잊을까 하고

꽃동산에 거닐 때에

당신은 꽃 사이를 스쳐오는

바람이 되어서 시름없는 나의 마음에

꽃향기를 묻혀주고 갑니다

 

당신을 기다리다 못하여

잠자리에 누웠더니

당신은 고요한 어둔 빛이 되어서

나의 잔 부끄럼을 살뜰히도 덮어줍니다

 

어디라도 눈에 보이는 데마다

당신이 계시기에

눈을 감고 구름 위와 바다 밑을

찾아보았습니다

 

당신은 미소가 되어서

나의 마음에 숨었다가

나의 감은 눈에 입 맞추고

'네가 나를 보느냐'고 조롱합니다.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적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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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나는 마음이 아프고 쓰린 때에 주머니에 수를 놓으려면 나의 마음은 수놓는 금실을 따라서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고 주머니 속에서 맑은 노래가 나와서 나의 마음이 됩니다."

 

수를 놓으며 마음을 정화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맑고 고요한 향기가 느껴진다.

 

 

 

 

 

"어디라도 눈에 보이는 데마다 당신이 계시기에 눈을 감고 구름 위와 바다 밑을 찾아보았습니다. 당신은 미소가 되어서 나의 마음에 숨었다가 나의 감은 눈에 입 맞추고 '네가 나를 보느냐'고 조롱합니다."

 

어디라도 계신 당신, 언제나 한 번도 나를 떠난 적이 없는 당신, 그 절대자의 사랑, 그 보살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한용운 님의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이가 마음에 전해져서 삶에 대해서 성찰하게 한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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