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인의 시집 「눈사람 여관」을 소개합니다. "혼자, 새"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와 함께 따뜻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눈사람 여관」
저자 : 이병률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혼자
나는 여럿이 아니라 하나
나무 이파리처럼 한 몸에 돋은
수백수천이 아니라 하나
파도처럼 하루에도 몇백 년을 출렁이는
울컥임이 아니라 단 하나
하나여서 뭐가 많이 잡힐 것도 같은 한밤중에
그 많은 하나여서
여전히 한 몸 가누지 못하는 하나
한 그릇보다 많은 밥그릇을 비우고 싶어 하고
한 사람보다 많은 사람에 관련하고 싶은
하나가 하나를 짊어진 하나
얼얼하게 버려진, 깊은 밤엔
누구나 완전히 하나
가볍고 여리어
할 말로 몸을 이루는 하나
오래 혼자일 것이므로
비로소 영원히 스며드는 하나
스스로를 닫아걸고 스스로를 마시는
그리하여 만년설 덮인 산맥으로 융기하여
이내 녹아내리는 하나.
- p10~p11
새
새 한 마리 그려져 있다
마음 저 안이라서 지울 수 없다
며칠 되었으나 처음부터 오래였다
그런데 그다지
좁은 줄도 모르고 날개를 키우는 새
날려 보낼 방도를 모르니
새 한 마리 지울 길 없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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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얼얼하게 버려진, 깊은 밤엔 누구나 완전히 하나. 가볍고 여리어 할 말로 몸을 이루는 하나. 오래 혼자일 것이므로 비로소 영원히 스며드는 하나"
우리는 누구나 혼자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홀로 온전히 섰을 때 비로소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할 수도 있다. 깊은 밤에 혼자 눈을 떠 보면 적막감이 도는 세상에 누구나 혼자이다. 함께 있어도 온전한 혼자가 될 수 있을 때 영원으로 가는 인생이 외롭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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