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사랑 시

시집 추천ㅣ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코스모스피다 2022. 1. 26. 10:00

 

 

 

정호승 시인의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를 소개합니다. "남한강, 결혼에 대하여"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정호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이미지
정호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제목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저자 : 정호승

출판사 : 도서출판 열림원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남한강

 

얼어붙은 남한강 한가운데에

나룻배 한 척 떠 있습니다

 

첫얼음이 얼기 전에 어디론가

멀리 가고파서

제 딴에는 먼바다를 생각하다가

그만 얼어붙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룻배를 사모하는 남한강 갈대들이

하룻밤 사이에 겨울을 불러들여

아무 데도 못 가게 붙들어둔 줄을

나룻배는 저 혼자만 모르고 있습니다.

- p12

 

 

 

결혼에 대하여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 p42~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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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나룻배를 사모하는 남한강 갈대들이 하룻밤 사이에 겨울을 불러들여 아무 데도 못 가게 붙들어둔 줄을 나룻배는 저 혼자만 모르고 있습니다."

 

강물이 언 남한강에, 강물과 함께 얼어붙은 나룻배를 보며, 사랑해서 놓지 못하고 붙잡는 마음이 잘 그려진다. 세상을 보는 시인의 마음과 아름다운 표현이 이 시를 자꾸만 읽게 만든다.

 

 

정호승 시인의 시는 사람이 느끼는 마음에 대해서 시인 특유의 표현으로 울림을 준다. 그래서 읽고 나면 마음에 여운이 오랫동안 남는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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