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 시인의 「어머니, 그 비뚤비뚤한 글씨」 시집 속 "어머니의 눈썹, 나의 어머니, 자연이 밥이라"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어머니의 눈썹
- 아, 어머니 3
단정히 머리 빗고 비녀를 꽂고
어머니는 눈썹을 그렸습니다
앞가르마 아래로
두 마리 기러기가
애처롭게 날아올랐습니다
날고 싶은 엄마 맘을
눈썹 달에 실어 날렸습니다.
- p45
나의 어머니
한 송이 꽃인가 하고 다가서면
한 그루 나무
한 그루 나무인가 하고 다가서면
차라리 한 덩이 바위
한 덩이 바위인가 하고 우러르면
듬직한 산이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꽝꽝 언 대지 안에
사랑을 품고 키우는 겨울뿌리
얼음 속에서도 얼지 않는
생명이셨습니다
달빛 받는 외짝 신발처럼
홀로 울음을 가누는
고독한 성자聖者
눈물과 땀과 피
남김없이 흘리시고
그 마지막 죽음까지 뿌리에게 주는
완전한 봉헌이셨습니다.
- p88~p89
자연이 밥이라
- 아, 어머니 25
어머니 내 어머니는 시인이셨어요
뜰에 키운 상추쌈 넉넉히 잡수시며
자연이 밥이라 하시고
이불깃 그린 듯 맞춰 꿰매시며
꿈이 날개라 하시고
놋주발 닦으며
밥그릇에 해 먼저 담으신다는 어머니는
진정 예술가예요.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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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앞가르마 아래로 두 마리 기러기가 애처롭게 날아올랐습니다. 날고 싶은 엄마 맘을 눈썹 달에 실어 날렸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는 그냥 집에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엄마 또한 자신의 꿈을 접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있었다는 것을 철이 들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꽝꽝 언 대지 안에 사랑을 품고 키우는 겨울뿌리 얼음 속에서도 얼지 않는 생명이셨습니다."
어머니는 태어나는 아기에게는 세상의 전부이고, 살면서도 항상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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