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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눈썹/나의 어머니 - 신달자 그리움 시/시집

코스모스피다 2021. 12. 19. 10:00

 

 

 

신달자 시인의 「어머니, 그 비뚤비뚤한 글씨」 시집 속 "어머니의 눈썹, 나의 어머니, 자연이 밥이라"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신달자 나의 어머니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어머니의 눈썹

- 아, 어머니 3

 

 

단정히 머리 빗고 비녀를 꽂고

어머니는 눈썹을 그렸습니다

앞가르마 아래로

두 마리 기러기가

애처롭게 날아올랐습니다

날고 싶은 엄마 맘을

눈썹 달에 실어 날렸습니다.

- p45

 

 

 

나의 어머니

 

한 송이 꽃인가 하고 다가서면

한 그루 나무

한 그루 나무인가 하고 다가서면

차라리 한 덩이 바위

한 덩이 바위인가 하고 우러르면

듬직한 산이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꽝꽝 언 대지 안에

사랑을 품고 키우는 겨울뿌리

얼음 속에서도 얼지 않는

생명이셨습니다

 

달빛 받는 외짝 신발처럼

홀로 울음을 가누는

고독한 성자聖者

눈물과 땀과 피

남김없이 흘리시고

그 마지막 죽음까지 뿌리에게 주는

완전한 봉헌이셨습니다.

- p88~p89

 

 

 

 

 

자연이 밥이라

- 아, 어머니 25

 

어머니 내 어머니는 시인이셨어요

뜰에 키운 상추쌈 넉넉히 잡수시며

자연이 밥이라 하시고

이불깃 그린 듯 맞춰 꿰매시며

꿈이 날개라 하시고

놋주발 닦으며

밥그릇에 해 먼저 담으신다는 어머니는

진정 예술가예요.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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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앞가르마 아래로 두 마리 기러기가 애처롭게 날아올랐습니다. 날고 싶은 엄마 맘을 눈썹 달에 실어 날렸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는 그냥 집에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엄마 또한 자신의 꿈을 접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있었다는 것을 철이 들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꽝꽝 언 대지 안에 사랑을 품고 키우는 겨울뿌리 얼음 속에서도 얼지 않는 생명이셨습니다."

 

어머니는 태어나는 아기에게는 세상의 전부이고, 살면서도 항상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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