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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ㅣ즐거운 편지 / 황동규 / 바람의 말 / 마종기

코스모스피다 2021. 8. 29. 10:10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시 「즐거운 편지」 시집을 소개합니다. 시집 속 "즐거운 편지/황동규, 바람의 말/마종기,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나희덕, 편지 3/이성복"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이 시집은 여러 시인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에 대한 시가 담겨있습니다.

 

 

즐거운 편지 황동규
즐거운 편지 황동규

 

 

 

제목 : 즐거운 편지

저자 : 황동규 외 지음

출판사 : Human & Books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즐거운 편지

           

       - 황동규 -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바람의 말

 

       - 마 종 기 -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편지 2

 

                    - 나 희 덕 -

 

 

세상이 나를 잊었는가 싶을 때

날아오는 제비 한 마리 있습니다

이젠 잊혀도 그만이다 싶을 때

갑자기 날아온 새는

내 마음 한 물결 일으켜놓고 갑니다

 

그러면 다시 세상 속에 살고 싶어져

모서리가 닳도록 읽고 또 읽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게 되지요

 

제비는 내 안에 깃을 접지 않고

이내 더 멀고 아득한 곳으로

날아가지만 새가 차고 날아간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그 여운 속에서 나는 듣습니다

 

당신에게도

쉽게 해 지는 날 없었다는 것을

그런 날 불렀을 노랫소리를.

 

 

 

 

 

편지 3

           

       - 이 성 복 -

  

 

그곳에 다들 잘 있느냐고

당신이 물었지요

어쩔 수 없이 모두 잘 있다고

나는 말했지요

 

전설 속에서처럼

꽃이 피고 바람 불고

십리 안팎에서

바다는 늘 투정을 하고

우리는 오래 떠돌아다녔지요

우리를 닮은 것들이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만나

가까워졌지요

영락없이 우리에게 버려진 것들은

우리가 몹시 허할 때 찾아와

몸을 풀었지요

 

그곳에 다들 잘 있느냐고

당신은 물었지요

염려 마세요

어쩔 수 없이 모두 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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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아름다운 가을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생각나는 사람 하나 둘 있다.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인생에서 마음을 나눈 고마운 사람이나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표현하지 못한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거 같다. 그리운 사람 더 그리워지고, 고마운 사람 더 고마워지는, 마음이 높고 푸른 하늘을 닮는 계절.

 

시를 읽고 나니 내 마음도 한 편의 시가 되어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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