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님의 「작은 위로」 시집 중에서 마음에 와닿는 시를 소개합니다. "작은 위로,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아침의 향기" 세편의 시를 읽으며 여러분 마음에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위로
잔디밭에 쓰러진
분홍색 상사화를 보며
혼자서 울었어요
쓰러진 꽃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하늘을 봅니다
비에 젖은 꽃들도
위로해주시고요
아름다운 죄가 많아
가엾은 사람들도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보고 싶은 하느님
오늘은 하루 종일
꼼짝을 못 하겠으니
어서 저를
일으켜주십시오
지혜의 웃음으로
저를 적셔주십시오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1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 잎 두 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2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쓴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을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 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아침의 향기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 이 해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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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서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 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이해인 수녀님의 삶을 대하는 마음이 그대로 이 시에 녹아 있는 것 같다.
돌아보면 삶이 고달팠을 때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또 다른 길을 찾고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고통이 있었기에 내가 더 단단해질 수 있었고, 시련이 있었기에 더 성숙해지고 더 지혜로워질 수 있었다.
모든건 인생에서 내가 겪고 지나가야 하는 일들이었고 나에게 필요한 일들이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어떤 날이 될지 모르기에 가끔씩 삶이 불안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또 어떤 날들이 될지 모르기에 지금을 더 열심히 살며 더 멋진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도 있다.
누군가를 만나게 될지 몰라 설레였듯이 앞으로 미래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맞이해보면 어떨까?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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