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추천/인생 시

나비/행복 - 헤르만 헤세 시집(2)

코스모스피다 2022. 6. 11. 10:00

 

 

 

헤르만 헤세 시집 속 "나비, 행복, 어머니에게"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사랑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나비 헤르만 헤세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나비

 

몹시 상심하고 있을 때였다

들을 지나다가

한 마리의 나비를 보았다

순백색과 진홍색으로 얼룩진 나비가

푸른 바람 속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아, 나비여

세상이 아직 아침처럼 맑고

하늘이 무척 가까이에 있던 어린 시절에

아름다운 날개를 팔랑거리는

너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바람처럼 가벼이 팔랑거리는

하늘에 온 아름다운 나비여

너의 아늑한 성스러운 빛 앞에서

수줍음에 싸여, 이리도 서름하게

스스러운 눈초리로 나는 서 있어야 한다

 

순백색과 진홍색으로 얼룩진 나비는

바람에 실려서 들로 날아갔다

꿈을 꾸는 듯 걸음을 옮기자, 나에게

천국에서 새어 나온 한 가닥의

잔잔한 빛이 남아 있었다.

- p98~p99

 

 

 

행복 헤르만 헤세

 

 

 

행복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한

행복할 만큼 성숙해 있지 않다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모두 네 것일지라도

 

잃어버린 것을 애석해하고

목표를 가지고 초조해하는 한

평화가 어떤 것인지 너는 모른다

 

모든 소망을 단념하고

목표와 욕망도 잊어버리고

행복을 입 밖에 내지 않을 때

 

행위의 물결이 네 마음에 닿지 않고

너의 영혼은 비로소 쉬게 된다.

- p126

 

 

 

 

 

 

어머니에게

 

이야기할 것이 참 많았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저는 객지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를 가장 잘 이해해 준 분은

언제나 당신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당신에게 드리려던

나의 최초의 선물을

수줍은 어린아이 손에 쥔 지금

당신은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읽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슬픔이 씻기는 듯합니다

말할 수 없이 너그러운 당신이, 천 가닥의 실로

저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 p51

 

 

 

함께 보면 좋은 글

 

나무/별처럼 꽃처럼 - 나태주 시집/시모음

박노해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길이 끝나면

 

시집/위로 시ㅣ박노해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길이 끝나면

박노해 시인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소개합니다. "길이 끝나면, 꽃씨가 난다, 평온한 마음, 누가 조용히 생각하는 이를 가졌는가"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제목 : 「

cosmos72.tistory.com

나희덕 - 못 위의 잠/귀뚜라미

조병화 - 내게 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이/기도

이해인 /능소화 연가/너에게 가겠다

명상 글/겨울 시 - 눈꽃 (20)

 

 


 

  시를 읽고 나서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한 행복할 만큼 성숙해 있지 않다.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모두 네 것일지라도. 

잃어버린 것을 애석해하고 목표를 가지고 초조해하는 한 평화가 어떤 것인지 너는 모른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모든 것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아직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속의 헛헛함을 채우기 위해 자꾸만 또 다른 것을 추구하려고 한다.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사는 건 필요하지만 목표를 향해 가는 지금 이 순간을 초조해하면서 산다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불안함과 마음속 소음 속에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잠시 멈추고 고요한 내면의 평화와 마주하는 시간이 인생에서 필요하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 하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