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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ㅣ류시화 시 -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

코스모스피다 2021. 8. 21. 10:10

 

 

류시화 시인의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시집의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 첫사랑의 강"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류시화 시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
류시화 시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

 

이따금 나는 생각한다,

무당벌레로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아니, 삶이 더 가벼울 것이라고

더 별의 눈동자와 닮을 것이라고

 

멀리 날지는 못해도 중력에

구속받지 않을 만큼은 날 수 있다

혼자 혹은 무리 지어 날 만큼은

아무도 그 삶에 개의치 않고

언제든 원하는 장소로

은둔하거나 실종될 수 있다.

 

명색이 무당일 뿐

이듬해의 일을 점치지 않으며

죽음까지도 소란스럽지 않다

늦지도 이르지도 않게 도착한다

운 좋으면 죽어서

날개하늘나리가 될 수 있고

더 운 좋으면 무로 사라질 수도 있다

 

어떤 결말이 기다린다 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니까

아니, 기꺼이 원하니까

큰 순환에 자신을 내맡기는 기술은

이들을 따를 자가 없으니까

 

지구에서 일만 오천 일을 머물면서도

내가 배우지 못한 것이 그것이니까

 

이따금 나는 생각한다,

손등에 날아와 앉은 칠성무당벌레와

삶을 바꾸고 싶다고

나는 아무것도 손해 볼 것 없지만

무당벌레는 후회막급이리라

 

그에게는 한 개의 슬픔이

천 개의 기쁨을 사라지게 하겠지만

나에게는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할 테니까

 

 

 

 

 

첫사랑의 강

 

그 여름 강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너를 처음 사랑하게 되었지

 

물속에 잠긴 발이 신비롭다고 느꼈지

검은 돌들 틈에서

흰 발가락이 움직이며

은어처럼 헤엄치는 듯했지

 

너에 대한 다른 것들은 잊어도

그것은 잊을 수 없지

이후에도 너를 사랑하게 된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 첫사랑의 강

물푸레나무 옆에서

너는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지

 

많은 여름들이 지나고 나 혼자

그 강에 갔었지

그리고 두 발을 물에 담그고

그 자리에 앉아 보았지

 

환영처럼 물속에

너의 두 발이 나타났지

물에 비친 물푸레나무

검은 그림자 사이로

그 희고 작은 발이

나도 모르게 그 발을 만지려고

물속에 손을 넣었지

 

우리를 만지는 손이

불에 데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가

기억을 꺼내다가

그 불에 데지 않는다면

사랑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때 나는 알았지

어떤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우리가 한때 있던 그곳에

그대로 살고 있다고

떠나온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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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고 나서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

 

빛이 나타나면 모든 어둠이 사라지듯이 내면에서 오는 커다란 기쁨은 마음속 슬픔을 다 녹여주기도 한다.

 

삶의 무게에 지쳐있을 때는 시인의 시처럼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무당벌레가 부럽기도 하다. 그들은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으니. 지금 이 순간을 살기에 어디든 가볍게 날아갈 수 있으니.

 

자연처럼 내 마음도 순리에 거스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며 살아가고 싶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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