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인의 시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를 소개합니다. "슬픔이라는 구석, 지나가는 바람, 꽃비"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제목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저자 : 이병률 출판사 : 문학동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슬픔이라는 구석 쓰나미가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간 마을에 빈 공중전화부스 한 대를 설치해두었다 사람들은 그곳에 들어가 통하지도 않는 전화기를 들고 세상에는 없는 사람에게 자기 슬픔을 말한다는데 남쪽에 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휴전선을 넘어 남하한 한 소녀는 줄곧 직진해서 걸었는데 촘촘하게 지뢰가 묻힌 밭을 걸어오면서 어떻게 단 하나의 지뢰도 밟지 않았다는 것인지 가슴께가 다 뻐근해지는 이 일을 슬프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나 색맹으로 스무 해를 살아온 청년에게 보정 안경을 씌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