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의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집 속 "겨울 엽서, 땅, 개망초꽃"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겨울 엽서 쫓겨난 교문 밖에서 세 번째 겨울을 맞습니다 그대의 하늘 쪽을 바라보는 동안 이 엽서에 퍼담을 수 없을 만큼 눈이 내렸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만 쓰려고 했습니다 눈 덮인 학교 운동장을 맨 먼저 발자국 찍으며 걸어갈 아이를 멀찍이 뒤에서 불러보고 싶다는 말은 정말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사랑이여 그대와 나를 합하여 우리라고 부르는 날이 다시 올 때까지는 나는 봄도 기다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 p117 땅 내게 땅이 있다면 거기에 나팔꽃을 심으리 때가 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나팔 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리 하늘 속으로 덩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