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인의 시집 「찬란」 속 "삼월, 온다는 말 없이 간다는 말 없이"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삼월 따뜻하다고 해야 할 말을 따갑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한계령을 넘었지요 높다라고 하는 말을 넓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한계령에 있었지요 깊이 목을 찔린 사람처럼 언제 한번 허물없이 그의 말에 깊이 찔릴 수 있을까 생각했지요 첫눈이 나무의 아래를 덮고 그 눈 위로 나무의 잎들이 내려앉고 다시 그 위로 흰 눈이 덮여 그 위로 하얀 새의 발자국이 돋고 덮이면서도 지우지 않으려 애쓰는 말이며 손등이며 흉터 밖에는 또다시 눈이 오는데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었지요 밖에는 천국이 지나가며 말을 거는데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눈 속에 파묻히는 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