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시집 속 "나무, 안개 속에 숨다, 누구든 떠나갈 때는"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시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나무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