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시인의 「김춘수 시전집」 중에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여자, 산장, 저승과 이승" 네 편의 시를 전해드립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책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 p224 여자 푸르고 푸른 줄 알았단다 푸르고 푸른 것이 그치면 복사꽃 외얏꽃 냉이꽃 향기로운 꽃밭인 줄 알았단다 바다! 바다! 구슬 같은 눈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