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인의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시집 속 "얼굴, 부산역, 세상의 끝" 세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를 읽으며 아름다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얼굴 하루 한 번 삶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신 얼굴 때문입니다 당신 얼굴에는 당신의 아버지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갑니다 어머니도 유전적으로 앉아 있지만 얼굴을 자세히 보면 누구나 그렇듯 얼굴만으로는 고아입니다 당신이 본 풍경과 당신이 지나온 일들이 얼굴 위에서 아래로 차곡차곡 빛납니다 눈 밑으로 유년의 빗금들이 차분하게 지나가고 빗금을 타고 표정은 파도처럼 매번 다르게 흐릅니다 얼굴은 거북한 역할은 할 수 없습니다 안간힘 정도는 괜찮지만 계산된 얼굴은 안 됩니다 바다의 얼굴을 보여주세요 당신 얼굴에 나의 얼굴을 닿게 한 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