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철 시인의 시집 「꽃들의 화장 시간」을 전해드립니다. "봉투, 생은 과일처럼 익는다" 두 편의 시를 전해드리니 시가 머무르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제목 : 「꽃들의 화장 시간」 저자 : 이기철 출판사 : 서정시학 마음에 담고 싶은 시 봉투 봉투를 뜯자 그가 왔다 예쁜 우표처럼 그가 왔다 그는 본래 진객이어서 깨끗한 흰 종이의 길만 골라 딛고 온다 그가 걸으면 굽이 많은 길의 가슴이 유순해진다 그는 본래 조심스런 손님이어서 손을 씻고 마음을 잘 말려 맞아야 한다 봉투를 열자 아무 글자도 쓰이지 않은 그가 왔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다 가장 순하고 깨끗한 말은 읽히지 않는다 아니다, 가장 맑은 속엣것이 다 읽힌다 그의 숨소리와 그의 눈빛과 그가 주고자 하는 실핏줄의 마음까지 ..